Q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으면서 '이때다' 하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주식형펀드 얘기입니다. 손실이 난 펀드 때문에 그동안 마음고생을 했던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자 앞다퉈 환매에 나서고 있는 거죠. 실제 이달 들어 6거래일간 빠져나간 주식형펀드가 지난 한달 동안 환매된 액수보다 4천여억원이나 많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환매가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환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개인병원을 하고 있는 이우석(가명'40)씨도 펀드 환매를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마음 졸였던 걸 생각하면 원금만 돼도 빼고 싶은 심정이지만 투자 시기를 놓칠까 걱정도 큽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한국투자증권과 이씨의 펀드 투자 전략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펀드런 우려, 환매에 나설까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기면서 펀드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로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급속히 유출되고 있다. 주식형펀드에 2억원을 투자했다가 꽤 큰 손실을 봤던 이씨는 손실이 난 펀드는 그대로 두고 수익률이 조금 오른 펀드는 환매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환매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나 주식 직접투자에서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투자에 나섰다가 주식시장이 폭락하거나 지금처럼 회복기에 접어들어 투자원금이 회복될 때에 환매에 나서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주요 기업들의 수익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그리스 등 서유럽의 재정위기와 출구전략 시행 등의 불안요인이 있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주가 또한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기다리는 게 좋겠다는 뜻이다.
◆비상예비자금 확보해야 장기투자 가능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금융자산의 배분, 그리고 펀드 포트폴리오의 분산과 장기투자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분산보다는 집중을, 장기투자보다는 시장 타이밍에 더 의존한다. 이씨 또한 2007년 주식시장 상승기에 모든 금융자산을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 대출금도 있는 상황에서 모든 금융자산을 펀드에 투자하다 보니 조급증도 더 컸고, 무엇보다 경기침체로 소득은 줄었는데 병원에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하게 되자 큰 낭패를 봤다. 손실이 너무 커 펀드를 환매할 수도 없고, 펀드투자에 몰빵한 자신의 판단을 후회했지만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펀드투자를 할 때는 비상예비자금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환매를 걱정하지 않고 장기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의 경우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2천만원 정도의 비상예비자금은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 따라서 우선 수익이 난 국내펀드에서 2천만원을 환매해서 비상예비자금을 확보할 것을 권한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주식시장 회복 뒤에
이씨는 금융자산 2억원을 모두 펀드에 투자했다. 잘못된 자산배분이다. 금융자산의 운용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안정성도 동시에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금융자산 중 투자자산의 비중은 '100-나이' 법칙에 따르면 큰 무리가 없다. 여기에 본인의 자산 정도나 부채, 그리고 자신의 투자성향, 투자목적 등을 고려해 투자자산의 비중을 정하면 된다. 따라서 이씨의 경우 금융자산 2억원 중 1억원 내지 1억2천만원을 펀드 등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은행예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씨의 펀드 포트폴리오도 문제가 많다. 그때그때 유행하는 펀드를 따라가다 보니 중국, 러시아 등 특정한 국가에 쏠려 손실을 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펀드 포트폴리오의 재조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재조정은 주식시장이 회복된 뒤에 하는 것이 좋다.
◆대출금 상환 끝난 후 본격 노후준비
이씨는 적립식펀드에도 상당한 돈을 투자했는데,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적립을 멈추고 CMA에 모았다가 어느 정도 목돈이 되면 대출금을 갚았다. 펀드 일부 환매로 비상예비자금 2천만원이 확보됐기 때문에 지금처럼 계속 대출금을 갚아가면 된다. 그러나 퇴직금이 없는 이씨는 노후준비도 걱정이 많다. 소득공제 목적으로 넣고 있는 개인연금 25만원이 전부다. 따라서 건강보험을 일부 재조정한 돈에 조금 더 보태 변액연금보험에 50만원씩 넣기를 권한다. 물론 50만원으로는 부족하지만 우선 노후준비를 시작한다는 의미가 크다. 대출금 6천만원은 매월 200만원씩 갚아가면 3년이 채 안 돼 상환이 완료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노후준비에 나서면 된다. 노후준비의 수단으로 매월 수입이 들어오는 원룸이나 상가 등 부동산도 고려할 수 있고, 또 은행예금 등 목돈으로 노후를 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산 이전에 월급처럼 죽을 때까지 매월 일정한 돈을 받는 연금자산을 반드시 확보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이씨 또한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으로 기초생활비는 연금으로 준비할 것을 권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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