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출액 1천억이상 기업, 스파르타식 육성

대구시, '양보다 질' 스타기업 육성 2단계 목표 설정

성서공단에 있는 평판디스플레이 장비제조 업체인 ㈜아바코는 2007년 대구 스타기업으로 선정됐다. 그해 매출액이 257억원이었던 아바코는 이후 급성장을 거듭했다. 이듬해 909억원에 이어 지난해는 1천230억원을 올렸다. 스타기업 선정 이후 대구시의 행정적 지원과 프로젝트 매니저(PM) 등의 전문컨설팅 덕도 있지만 꾸준한 R&D 개발로 경쟁력을 인정받아 대기업들의 수주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이 회사 지분 19.9%를 매수해 '친한 관계'를 과시할 정도다.

#2007년 대구 스타기업으로 선정된 메트로닉스는 지난해 LS산전과 기업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M&A는 기존의 적대적 인수합병과는 성격이 달랐다. 대기업이 메트로닉스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탐냈기 때문이다. LS산전은 일반 모터를 제어하는 인버터와 다양한 자동화기기들을 컨트롤하는 PLC 제품 부문에서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메트로닉스가 강점인 서보 시스템과 모션 컨트롤러 등의 분야는 엄두도 내지 못한 것. 결국 두 업체의 만남으로 탄생한 LS메카피온은 올해 25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2013년까지 1천억원 달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구시가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스타기업 육성사업'을 전면 개편, '제2의 아바코·LS메카피온' 같은 매출액 1천억원 이상의 중견기업을 중점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3년 동안 시가 67개의 스타기업을 선정해 육성했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대구 대표 기업'으로 자랑하기엔 '2%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시는 '매출액 1천억원 이상의 중견기업 육성'을 스타기업 2단계 사업목표로 정하고, 매년 20개 이상 선정하던 스타기업 수를 앞으로는 10여개로 줄이는 등 '양'보다 '질'을 앞세우기로 했다. 특히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판단된 기업에는 최대 7년까지 행정력을 집중, 파격적인 지원을 통해 진정한 '스타'로 키울 계획이다.

시비를 투입해 ▷경영컨설팅 전문회사를 통한 기술·경영·마케팅 등 맞춤형 컨설팅 제공 ▷육성전담기관(금융 등) 및 자문단(법률·회계 등) 운영·지원 ▷스타기업 육성사업을 졸업한 기업체의 모임인 '스타클럽' 결성 및 혜택 부여 등 7년 동안 패키지 지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세계적 전문 중견기업 육성 프로젝트'에 지역 기업들이 많이 포함될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당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한 기업을 키우기 위해 강력한 '채찍'도 마련했다. 매년 스타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거쳐 시가 요구한 일정 수준의 성장을 하지 못할 경우 지정을 철회하는 등의 '페널티'를 부과할 계획인 것. 스파르타식 기업 육성책인 셈이다.

대구시 성웅경 산업입지과장은 "67개사의 스타기업 중 선정 이후 상장한 회사가 2개사에 그치는 등 대구 스타기업의 체력이 너무 허약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수가 적더라도 기술력 및 성장잠재력을 갖춘 스타기업을 매출액 1천억원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키우는 데 올인해 진정한 스타기업의 면모를 갖추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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