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러값 1100원대 추락…1050원까지 떨어질 듯

달러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국내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환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 여기에 중국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값이 내리면 수출기업의 수익성과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에 따라 기업 채산성이 악화되고 증시가 출렁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위안화 절상에 따른 중국 내수시장 확대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급락하는 환율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달러값은 전날보다 2.9원 오른 1천117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2일 1천114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직전인 2008년 9월 12일 1천109원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달러화 약세 여파에 따른 것이다. 유럽국가들의 그리스 지원책 합의와 중국 위안화가 곧 절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또 한국은행의 국내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과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주식 매각에 따른 달러화 유입 가능성 등도 원화 강세를 부추겼다.

달러값은 외환당국이 속도조절용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면서 1천11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12일 외국인이 증시에서 1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한 점도 환율 하락을 막았다.

달러값이 떨어지면서 국내 증시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환율 하락은 환차익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려 외국인 매수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국내 증시의 주도주가 수출 비중이 큰 IT와 자동차여서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과 채산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달러값은 급격히 떨어지기보다는 1달러당 1천50원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중국의 위안화 절상 등을 고려하면 원화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원화가 점진적으로 강세를 보인다면 튼튼한 국내경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돼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또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소비력이 확대돼 중국 시장을 무대로 삼는 국내 수출기업들에는 호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천원대 이하로 급속히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출 경기가 회복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국내 기업 실적 호전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 경우 수출 감소와 수입 증가, 국내 소비 여력의 해외 이탈 등으로 국내 경기의 내·외수 동반 침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은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고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어드는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경제 펀더멘털 및 시장 수급이 반영된 시장에서의 움직임을 최대한 존중하되 쏠림에 의한 환율 급등락에는 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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