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입지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밀양입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영남권 신공항 추진 수도권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수도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경남 밀양을 신국제공항의 최적지로 손꼽았다.
배우근 한양대 환경공학과 교수, 김효준 한국항공정책연구소 고문 등 전문가들은 "제2신국제공항 건설 필요성에 대한 논란은 별개로 하고 신공항 입지로 밀양과 가덕도 중에서는 삼척동자가 봐도 밀양이 월등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공항·교통·도시계획·환경 전문가들은 밀양이 공항 건설비, 접근성, 경제적 파급효과, 환경성 등 전 부문에서 가덕도를 압도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공항 입지 접근성이 핵심요소
영남권 신공항이 '또 하나의 지방공항'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영남권 5개 지자체의 접근성이 핵심 고려요소다. 부산은 "수요창출이 가장 많은 부산권 이용자를 비롯한 다른 지역 이용자들에게 불이익 감수를 요구할 수는 없다. 대구경북 수요를 위해 밀양에 공항이 건설되면 다수(87%)의 접근성이 악화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창기 울산발전연구원 실장은 이에 대해 "부산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 주장으로 가덕도는 부산과 경남지역 일부를 제외하고 밀양에 비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밝혔다.
부산을 제외한 대구, 경북, 울산, 경남주민 900만명은 가덕도보다 밀양으로의 접근성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
이 지역 주요 도시에서 밀양까지는 대부분 승용차로 1시간 거리이고 부산에서도 밀양까지는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교통망에서도 밀양은 경부선과 동남권 내륙순환 고속도로망, KTX신공항역,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등 방사형 교통 요충지로 접근성이 뛰어난 반면 가덕도는 가덕대교가 유일한 이동 통로다. 반경 100㎞ 이내의 도시 인구도 밀양은 1천200만명에 이르지만 가덕도는 923만명에 그쳐 276만명의 차이가 난다. 가덕도는 창원과 부산, 마산 등과 30㎞ 안팎 떨어져 있지만 진주와 울산 등과는 70㎞ 이상 떨어져 있다. 반면 밀양은 창원은 20㎞ 이내, 마산 26㎞, 부산 36㎞로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울산과 대구, 진주, 경주 등과도 55~68㎞밖에 떨어지지 않은데다 도로도 발달돼 접근성이 좋다.
교통망에서도 밀양은 경부선과 동남권 내륙순환 고속도로망, KTX신공항역,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등 방사형 교통 요충지로 접근성이 뛰어난 반면 가덕도는 가덕대교가 유일한 이동 통로다.
◆안전성도 밀양이 우위
부산은 가덕도 해안의 항공기 운항은 안전하지만, 밀양은 장애물을 제거해도 불안한 지역이라며 '항공기 이착륙에 따른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의 신공항 계획에 따라 발주된 '부산신공항 개발의 타당성 및 입지조사 연구'(2003년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부산권 신공항은 수요흡수 권역이 너무 작고, 안전성의 문제, 건설비가 많아 타당성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밀양의 경우 항공기 진입표면 장애물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기준에 따라 제거하면 인천공항과 같은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장애물 제거 비용도 가덕도 해안 매립비용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이 용역을 수행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대로 가덕도 해안의 경우 안전상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곳은 부산항, 진해항, 마산항 등으로 입출항하는 뱃길(가덕수로) 입구가 있어 비행기 항로와 선박항로가 교차하는 곳이다. 석유시추선 등은 높이가 40~120m안팎에 이르러 비행기 이·착륙 시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대형선박 한척이 통과하는 데 보통 40분, 선박 간 간격도 4㎞ 이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와 교차 운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부산시가 가덕도를 고집하는 것은 부산시의 항만정책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신공항 건설비용
신공항 건설비용도 부산은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부산은 가덕도 해안 매립비는 6조원, 밀양의 절토 비용은 10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에서 밀양은 공항규모를 17.5㎢(약 530만평)로 할 경우, 1단계 8조7천602억원, 2단계 3조4천767억원 등 12조2천369억원으로 분석했다. 반면 가덕도는 8㎞의 방조제 축조 및 연약지반 처리비 등으로 1단계 10조9천606억원, 2단계 9조4천880억원 등 20조4천486억원으로 추정했다.
2005년 부산시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나온 용역결과에서도 가덕도 남쪽은 당시 20개 후보지 중에서 12위를 차지해 공항부지로서 입지적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정밀검토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곳.
그리고 2005년 용역에서 산정된 건설비와 이번에 발표한 건설비는 동일한 위치에서 활주로 방향만 변경되었고, 시설규모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공사비 차이가 5조5천억원 이상 나고 있다.
권창기 울산발전연구원 실장은 "해상공항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부산시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일본 간사이·나고야 공항 등은 일본의 국토·자연지리적 환경 특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들어진 것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대륙 거점에 있는 세계적인 공항들은 모두 내륙이거나 바다에 인접해 있지만 해상공항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제공항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항공기 이·착륙뿐 아니라 물류, 비즈니스, 컨벤션, 휴양까지 아우르는 원스톱(One-Stop) 부대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해상공항은 확장 가능성에서 제일 단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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