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공단 순간 전압강하 피해 해마다 수십 건

구미국가공단에서 잦은 순간 전압 강하 현상으로 기업체들의 피해가 많은(본지 12일자 2면 보도) 가운데 이 같은 피해가 해마다 수십 차례씩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순간 전압 강하 현상의 발생원인 대부분이 낙뢰 등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라며 기업체들의 피해 보상 요구를 외면하는 것은 물론 대책 마련에도 소홀한 실정이다.

12일 구미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구미국가공단 입주업체들과 한전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순간 전압 강하 현상에 따른 간담회'에서 한전 측은 순간 전압 강하 현상 발생 원인 대부분은 낙뢰, 강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한전 측은 구미지역에서 발생하는 순간 전압 강하 현상은 2007년과 2008년 각 30건, 지난해 18건, 올 들어선 5건이 각각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순간 전압 강하 현상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체들은 한전을 상대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구미공단내 L기업 한 관계자는 "자연재해라 하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며 "기업체가 전압 강하 현상을 자체 예방할 수 있도록 한전이 기술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업체 관계자는 "전압 강하로 매번 기업체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지만 한전 측은 피해 조사 등 관심을 기울인 적이 거의 없고, 오늘 간담회 역시 수요자들 요구에 의해 마련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W업체 관계자는 "전압 강하의 원인이 피뢰기 파손, 갤로핑(강풍으로 전선 간 거리가 좁혀지며 고장전류가 생기는 현상) 등 75%가 자연현상 때문이라고 한전 측은 주장하면서 매번 엇비슷한 대책만 내놓아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예방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계약상 자연현상으로 인한 전압 강하 피해 부분은 보상할 근거가 없다"며 "전압 강하로 기업체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선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기업체들도 피해 예방책을 스스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구미국가공단내 35개 입주업체는 지난해부터 10여 차례가 넘는 순간 전압 강하 현상으로 제품 생산 차질, 제품 불량 발생 등으로 1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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