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펴내는 박범신 작가의 신작 에세이. 산다는 것이 오랜 병이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생활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편린들을 인간 존재의 근원인 다섯 가지 욕망과 일곱 가지 정(五慾七情'오욕칠정)으로 나누어 풀어내고 있다.
책 속에서는 삶과 사랑, 일에 대해 작가로서, 아빠로서, 남편으로서의 박범신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스스로를 노동 중독자라 할 만큼 몹시 부지런한 성격인가 보다.
책 속의 '이층 박씨'라는 단편을 보자. 작가는 잠잘 때와 글을 쓸 때만 빼고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핀잔을 아내로부터 듣는다. 늘 손을 가만두지 못하고, 자질구레한 집안일을 벌리다 보니 파스를 붙이고 밤새 끙끙대기도 한다. 막둥이 아들은 이런 아버지를 공사장 잡부에 비유하면서 '이층 박씨'라는 별명을 붙인다. 작가는 그나마 이런 내가 있어 집안 꼴이 제법 반듯하게 유지된다며 자긍심을 갖지만, 사실 가족들은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아버지'로 생각한다는 것을 고백한다.
작가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사람을 만나면서 느끼는 감상을 솔직하게, 때론 해학적으로 드러낸다. 삶에서 느끼는 소박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통해 나이를 먹어가는 것과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되짚어보게 한다. 272쪽, 1만2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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