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명한 사회학자인 앤서니 기든스는 "21세기 사회변동의 핵심은 여성이다"라는 말을 통해 여성의 시대 도래를 예고했다. 전통적인 사회, 경제 구조의 해체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이 변화되고 남성에 비해 상대적 불평등을 강요받아왔던 여성들의 정치'경제적 참여가 증대될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구조가 크게 변화할 것을 일찌감치 예견한 것이다.
'딩크족, 알파걸, 나오미족, 줌마렐라' 등 최근 수없이 많은 여성 관련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사회적 담론(談論)의 중심으로 대두하는 것을 보면 현재까지 그의 예견은 정확히 맞아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그 변화의 속도가 더욱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추이를 살펴보면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등 유럽의 선진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15~64세)은 70%가 넘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간 54% 정도에 머물고 있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1%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부진은 결국 국가 경쟁력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좀처럼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아 보인다.
우선 저출산으로 인한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09년 출생아 수는 44만5천명으로 전년대비 2만명가량 감소했으며 여성 1명이 평생 출산할 것을 예상한 수치인 합계 출산율 역시 1.15명으로 전년대비 0.04명 감소했다. 저출산의 문제는 해를 더해 심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16년부터는 15~64세 생산 가능 인구는 점점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 25~49세로 분류되는 핵심 근로계층은 2007년부터 이미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결국 이런 일련의 현상은 근로연령의 상승과 노동의 양'질적 하락을 가져올 것이고 이는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덴마크, 스웨덴 등의 선진국 여성은 경제활동 참여율과 출산율이 매우 높은 수준인데다 서로 비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경제활동 참가율도 낮고 출산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25~34세 연령대에서 경제활동 참가율이 더욱 낮아지는 경력 단절이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임신'출산'육아 등의 사유로 노동시장을 떠났던 여성인력들이 복귀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육아와 가사를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는 부족한 반면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 임시직 등이 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런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와 경력 단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 아울러 육아와 가사를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도 필요하다. 최근 정부에서는 유연근무제 도입 및 단시간 일자리 창출, 직장 내 보육시설 정비 등을 통해 여성 인력의 활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듯하다.
기업들도 여성인력의 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어떻게 하면 발전적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들 스스로도 다양한 직업탐색과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자세의 견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단순'반복 업무 중심의 고용 패턴에서 탈피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업무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거기에 맞는 전문기술을 준비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최근 여성들이 소자본 창업을 통해 CEO가 되고 미래에 가장 유망한 전문직종으로 각광받고 있는 종합 자산관리업무에 도전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우 고무적인 모습이다.
21세기는 3F의 시대라고 했다. 'Feeling'(감성) 'Fiction'(상상력)을 고루 갖춘 'Female'(여성)이 지금의 지식기반사회의 중심이 돼 경쟁력 있는 자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사회 각 분야에서 폭넓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우수한 여성 인력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기틀을 마련해야만 한다.
김도근 삼성생명 대구지역사업부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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