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공동 기준을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이기수 신임 회장이 뒤집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대교협은 입학사정관제에서 각종 경연대회 수상 실적 반영 금지 등을 요지로 하는 대학 공동 기준을 만들었다. 하지만 13일 취임한 이 신임회장은 대학이 이 기준을 어겨도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오히려 경시대회 성적 배제는 바람직하지 않고, 입시에서 고교 특성을 반영하더라도 제재하지 않겠다고 했다. 고교등급제 적용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는 뜻이다. 나아가 수학(修學) 능력 검증을 조건으로 기여입학제를 찬성했다.
이는 직전 대교협의 방침을 뒤집는 것은 물론, 정부의 사교육 줄이기와 3불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이 신임 회장은 지난해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뒤 '대학 등록금이 너무 싸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입시에서 특목고를 우대했다는 의혹을 샀던 고려대 총장이기도 하다.
이쯤이면 개인 소신을 넘어 망발에 가깝다. 이 회장의 말대로라면 입학사정관제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열심히 사교육을 받아 경시대회 성적을 쌓고, 특목고에 들어가야 한다. 수학 능력 검증에 따른 기여입학제도 말장난 수준이다. 이득만 된다면, 그리고 좋은 인재를 뽑겠다는 명분으로 공교육이 어떻게 되든, 사교육으로 온 국민이 신음하든 말든 대학 멋대로 하겠다는 것과 같다.
문제는 이로 인해 혼란을 겪는 국민이다. 대학 입시를 좌우할 내용들이 여과 없이 이곳저곳에서 마구잡이로 터져 나오는 까닭이다. 정부는 사교육을 잡겠다는데 대교협 회장은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으니 어지럽지 않을 수 없다. 이 회장의 이번 발언이 일회성 '쇼'에 그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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