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이 신현국 문경시장의 변호사 비용 대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신 시장의 경쟁후보 측이 신 시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면 거액의 돈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신 시장 측근 송모씨의 진술서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송씨의 경찰 진술 문건에는"부끄럽지만 경쟁후보 측에서 5억원 내지 10억원을 제공하겠다고 해 순간적으로 앞·뒤를 생각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며 이번 수사 배경에 모종의 금전 거래를 바탕으로 한 회유가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 문건에는 또"신 시장이 맡긴 변호사 비용 중 일부는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나중에 다른 돈으로 짜맞춰 변호사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에 경찰은 내 돈으로 변호사비를 지출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문건은 송씨가 이달 7일 구속되기 직전 직접 변호사에게 전달했고 경찰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신 시장 수사 배경에는 측근 송씨와 경쟁후보 측 사이에 사전 접촉과 회유가 단초가 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송씨는 구속되기 직전 매일신문 기자에게 "신 시장에게 개인적으로 불만이 있어 모 경쟁후보의 친동생과 후보를 찾아가 하소연한 사실이 첩보가 돼 이번 수사가 시작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송씨가 언급한 모 예비후보는 신 시장 관련 수사가 시작될 무렵인 지난 2월 정년 2년 6개월을 남겨놓고 공직을 사퇴하고 문경시장 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모 예비후보 측은 "송씨가 돈을 요구했는지 몰라도 후보 측이 먼저 돈을 준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청렴하게 살아왔고 그만한 돈을 줄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송씨는 구속되기 직전 이한성 국회의원과 통화한 데 이어 경북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와도 잇따라 통화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피의자 신분인 송씨가 이 의원은 물론 문경시장 예비후보 측과 경찰 간부 등과 직접 통화하거나 접촉한 사실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이번 수사 배경에 대한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간부가 송씨와 통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건 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송씨와 신 시장 수사에는 정치적 의도나 외압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14일 신 시장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지만 신 시장이 한나라당의 문경시장 후보자 공천 결정이 이뤄진 뒤 출두할 뜻을 밝힘에 따라 경찰의 소환이 이뤄질지 미지수이다. 경찰은 신 시장이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16일에 2차, 19일에 3차 소환요구서를 차례로 보낼 예정이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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