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발야구에 당했다…LG에 4대5 역전 허용

발 빠른 선수는 수비하는 입장에선 가장 신경 쓰이는 존재다. 평범한 내야땅볼도 아슬아슬한 승부를 이끌어내고, 진루하면 상대 배터리와 내야수비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도루에 성공하면 아웃카운트 하나를 줄여 공격기회를 늘릴 뿐 아니라 득점 가능성도 높여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에서 LG 톱타자 이대형이 이런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이대형의 발을 막지 못해 4대5로 무너졌다. 2007년 53개, 2008년 63개, 지난해 64개로 3년 연속 도루왕에 오른 이대형은 이날 2안타, 도루 2개를 곁들이는 등 삼성 내야진을 휘저었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1회 이대형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곧바로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이어 2번 이병규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으며 쉽게 선취 득점을 빼앗겼다. 2대1로 승기를 잡은 3회, 이대형을 선두타자로 다시 맞은 윤성환은 초구에 좌전 안타를 내주며 끌려갔다. 1루를 밟은 이대형은 곧바로 2루를 훔친 뒤 무사 만루에서 4번 이병규의 2루수 앞 병살 때 홈을 밟았다. 삼성 배터리가 집중 견제했지만 이대형의 발을 묶지 못했다.

4대3으로 다시 앞선 4회 삼성은 이대형과 또다시 마주했다. 이번엔 바뀐 투수 차우찬이었다. 차우찬은 1사 1, 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이대형을 맞아 2루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로 위기의 불을 끄는 듯했다. 하지만 전력 질주한 이대형은 1루에서 살아났고, 그 사이 3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 4대4 동점을 허용했다. 매끄러운 수비였지만 이대형의 발이 빨랐다.

삼성 배터리는 이날 1회 이대형·이병규, 3회에는 이대형과 박병호에게 도루를 허용했다.

삼성도 투아웃 이후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부를 박빙으로 몰고 갔다. 2회 2사 후 박진만의 볼넷, 박한이의 우전안타, 진갑용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에서 조동찬이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또 3회 LG가 2점을 추가, 2대3으로 역전당한 4회 투아웃 이후 중전안타와 도루에 성공한 박한이가 진갑용의 좌전안타 때 홈을 밟아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어진 찬스에서 조동찬과 이영욱의 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올려 재역전에 성공했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3과 1/3이닝 동안 7피안타(4사구 3개) 4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광주에서 예정된 KIA-두산전은 프로야구 정규리그 사상 처음으로 눈 때문에 취소됐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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