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공개된 2010학년도 수능시험 성적 분석 결과 대구·경북 학생들의 학력향상이 두드러졌지만 지역 간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교육과 학력이 비례하는 현상이 두드러져 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보다 제주와 광주 등의 성적이 여전히 높고 자립형 사립고나 국제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가 있는 시군구의 성적이 타 지역을 압도했다. 영역별로 표준점수 평균이 시·도 간 최대 13점, 시·군(구) 간 44점, 학교 간에는 73점이나 차이 나는 등 지역·학교별 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는 수성구가 다시 한번 전 영역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타 구와의 격차를 재확인했다.
▶지역 간 격차 재확인=제주와 광주가 모든 영역의 표준점수 평균에서 타 지역을 압도했다. 제주와 광주는 언어 104.7점·104.6점, 수리가 105.6점·104.6점, 수리나 104.9점·104.6점, 외국어 104.8점·104.3점 등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가장 점수가 낮은 곳과 비교해 언어 5.5점, 수리가 12.8점, 수리나 7.4점, 외국어 6.9점이 높았다. 두 지역은 2005~2009학년도 분석에서도 수위를 다투었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이 수년간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학교 규모, 성격,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은 비평준화 지역이거나 사교육이 발달한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등급 비율 상위 30개 시·군(구)에는 대구 수성구를 비롯해 경기 의왕시, 충남 공주시, 전남 장성군, 부산 연제구·해운대구, 경남 거창군, 강원 횡성군, 광주 남구 등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은 대체로 '표준점수 상위 30개 시·군(구)'에도 포함돼 있다. 특히 대구 수성구와 부산 연제구·해운대구, 광주 남구, 경기 과천시 등은 작년 수능성적 분석 때도 5년 연속 3개 영역에서 상위 20% 안에 들어간 지역이다.
▶평준화 논쟁=이처럼 지역별 수능성적이 공개되고 지역 간 격차가 또다시 확인됨에 따라 평준화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70년대 중반에 도입된 이 정책은 학교별 선발 방식이 아닌 학군별 배정을 통해 고교에 진학하도록 한 제도로, 어느 지역에서 학교에 다니든 누구나 똑같은 여건과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근본 취지다. 당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고교 입시 과열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그러나 평준화 정책이 학생들의 자발적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숱한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평준화 무용론자들은 "평준화 제도가 고입 과열 방지라는 성과를 거둔 만큼 이제는 하향평준화로 가기보다 학교 간 자율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전체 학력을 끌어올리고 학력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지역 간 학력격차의 근본원인은 학교교육의 질 외에도 우수학생 유치 여부 등 '선발효과'도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평준화가 학력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은 섣부른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 사실상 고교 평준화 실효성이 없어진 만큼 학교 다양화를 통한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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