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뮤지컬 들여다보기] 2010년 대구, 뮤지컬들의 전쟁이 시작되다

이제 대구가 서울 다음으로 큰 뮤지컬 시장이라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어려운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만 6편의 뮤지컬이 무대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대구는 가히 '뮤지컬들의 전쟁'이라 불릴 만큼 대형 뮤지컬들의 열풍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다양한 뮤지컬들의 대구나들이

올 상반기만 해도 등 굵직하면서도 다양한 소재의 공연들이 이미 대구를 거쳐갔고, 영화로 국내에 먼저 소개된 뮤지컬 도 5월 공연이 예정돼 있다. 대개 2일 4회 공연이던 공연 횟수도 10회 이상으로 늘어가는 추세다.

6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도 국내외 공식 초청작과 창작뮤지컬 지원작,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등을 통해 20여편의 뮤지컬이 대구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초대형 뮤지컬의 빅뱅이 예고돼 있다. 과 의 장기 공연이 비슷한 시기에 관객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공연은 이미 서울 공연을 통해 한국의 뮤지컬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는 이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은 10월 말부터 2개월 반에 걸쳐 90여회 공연될 예정이어서 단일공연 최장기 공연, 최다 관객동원 등 대구공연사의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대구 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성황리에 대구 공연을 마친 바 있는 가 지속적으로 흥행 성공을 이어갈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5월은 가족 뮤지컬들의 향연

성인 뮤지컬의 열풍이 다소 주춤한 5월엔 가족뮤지컬들의 한판 전쟁이 시작된다. 등 5편이 공연될 예정이다.

해마다 5월 어린이날을 전후해 가족뮤지컬 공연이 있었지만 지난겨울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취소 혹은 연기됐던 공연들이 가정의 달 특수에 맞춰 5월에 집중되면서 예년에 비해 많은 편수의 공연이 비슷한 시기에 공연되는 현상을 낳았다. 이미 방송을 통해 캐릭터 구축에 성공한 작품들이 대부분이고, 규모 면에서도 성인 뮤지컬 못지않을 뿐 아니라 서울 공연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검증을 받은 작품들이라 어린이를 둔 가정이라면 어떤 작품을 볼까 고민스러울 정도다.

◆관객은 행복한 고민, 기획사는 치열한 살아남기

'뮤지컬 전쟁'이란 표현이 어울리는지 모르겠지만 기획사들로서는 치열한 관객확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구 뮤지컬 시장이 규모 면에서 많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경쟁작들이 많을 경우 기존 시장을 나눠 가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와 특정 작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한 대구 관객들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녹록지 않은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뮤지컬 선택의 기준인 명성, 이야기, 음악, 배우 등에 의해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유난히 많은 뮤지컬 작품들이 서로 경쟁하는 대구의 형상이 정말 뮤지컬 전쟁터가 돼 '상처뿐인 영광'으로 남게 될지, 대구 뮤지컬 시장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올해 대구 관객들은 어떤 뮤지컬을 몇 편이나 볼 것인가를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 같다.

최원준(㈜파워포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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