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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스포·레포츠] 태권도

품새로 영역 확장, 시민들의 건강 지키기 위해 대중화 시도

품새로 영역 확장, 시민들의 건강 지키기 위해 대중화 시도

중국의 아침을 여는 운동은 태극권이다. 중국인들이 태극권을 즐기는 모습은 도심 공원 등 공터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국기 태권도를 중국인들이 태극권을 단련하는 것처럼 생활화할 수는 없을까. 태권도 생활화의 중심에는 품새(태권체조 포함)가 있다. 겨루기 중심의 태권도가 품새로 영역을 확장, 시민들의 신체'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중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구시태권도협회(회장 한국선)는 이를 위해 지난해 1월부터 태권도 원로회의(60세 이상)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원로들이 한자리에 모여 태권도를 수련, 건강을 지키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일선 태권도 체육관에서도 품새(공인, 창작)와 태권체조 교육에 정성을 쏟고 있다.

◆ 퀴즈 길라잡이체육관 품새반

11일 프로축구 대구FC-FC서울전이 열린 대구시민축구장. 하프타임 때 그라운드에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태권체조가 펼쳐졌다. 박성훈, 방혜영(여'이상 성서중 1), 이형우(성곡중 1), 박성하, 허철용(이상 장산초 5), 박관배(성지초 5), 김진경(여'용전초 4), 정지민(용산초 3), 방건동, 박종훈, 구영서, 공민석(이상 장산초 3) 등 남녀 초'중학생 12명으로 구성된 퀴즈 길라잡이체육관(관장 임종만'대구 달서구 용산동)의 품새반이 태권체조 시범을 보였다. 이들은 앞돌려차기, 옆차기, 뒤차기 등 태권도 품새를 응용한 다양한 연속 동작을 선보여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길라잡이체육관은 품새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대구 10여개 도장 중 하나다. 임 관장은 품새의 세계화에 일찌감치 눈을 떠 태권도 수련을 위한 품새반을 2000년대 초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저학년부(1~3년)와 고학년부(4~6년), 중학부로 나눠 품새와 태권체조를 지도하고 있다. 길라잡이체육관은 이 부문에서 대구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계명문화대학총장배, 우석대총장배, 대구시협회장기, 대한태권도협회장배, 대구시민생활체육대회 등에 출전, 공인 품새와 태권체조 20여개 부문에서 1~3위를 차지했다. 2008년 7월에는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에 출전, 공인 품새 개인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기도 했다.

임 관장은 대회 성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의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이를 위해 운동시간을 수요일 오후 8시~10시 30분, 토요일 오후 4~6시, 일요일 오전 10~오후 1시로 한정했다.

임 관장은 "태권도 품새는 단체 운동이라 남을 배려하는 사회성을 키울 수 있다"면서 "다른 지역과 외국에서 열리는 품새 경연대회에 참가,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대구시태권도협회 원로회의

9일 오전 11시, 대구 북구 산격동 대구시태권도전용경기장(대구체육관 내) 앞 광장. 대구시태권도협회 원로회의 이종호(78) 의장을 비롯해 박팔근(74), 김종식(73), 이영호(70), 신동규(70), 최말교(70), 김중범(68), 장한걸(67), 오광웅(66), 김의안(65) 위원 등 10명이 태권도복을 단정히 차려 있고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었다. 절도있는 동작으로 품새를 연마하면서 내뿜는 위원들의 기합소리가 광장에 울려퍼졌다.

이들은 모두 태권도 6~9단의 태권도 도사들로, 10명의 합계 단수가 84단이나 되지만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진행되는 교육시간에는 얌전한 수련생으로 변한다. 지도교관은 대구시태권도협회 정우득 실무부회장.

정 부회장은 "태권도의 생활화를 위해 원로회의 모임을 만들어 위원들이 규칙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며 "수련에 빠지는 사람이 1명도 없을 정도로 위원들의 열의가 대단하다"고 했다.

장한걸 위원은 이 모임에 나오면서 병마에서 벗어났다. 미국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이 불편했던 장 위원은 지난해부터 규칙적으로 태권도를 수련,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팔순을 앞둔 이 의장은 "주말이 지나면 원로회의 모임이 기다려진다"며 "후배들이 운동할 수 있도록 모임을 마련해준 만큼 열심히 운동해 건강을 지키고 태권도 보급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영호 위원은 "요즘 몸이 많이 부드러워졌음을 느끼고 있다"며 "조만간 원로회의가 태권도 시범을 펼쳐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원로회의는 오는 8월 대구시태권도협회장기 대회에서 태권도 품새 시범을 보이고, 옛 지도법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시민들이 태권도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체육관을 벗어나 공원 등지에서 모임을 갖기로 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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