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씨가 얄궂다. 때 아닌 이상저온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요동치고, 농가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올 봄 유난히 잦은 비와 저온으로 산불 시름은 덜었지만 심술궂은 날씨때문에 서민들과 농가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는 것.
14일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딸기(육보종) 특 1급 상품 1㎏이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2천300원 오른 6천250원에 거래됐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딸기 출하량이 급감했기 때문. 지난해 5천250원했던 특 1급 배추 10포기는 8천원에 거래됐고 2천950원하던 특 1급 상추 2묶음은 6천250원까지 껑충 뛰었다.
수산물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대구백화점에 따르면 멸치 1.5㎏은 지난해 봄 6천원에서 올해는 1만7천원으로 폭등했고 갈치 1마리도 지난해 7천원에서 15일 현재 1만2천원까지 올라'금(金) 생선'이 됐다.
주부 이순영(64·대구시 수성구)씨는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해 시장이나 백화점에 들러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며 "지난해 이맘때면 서문시장에선 부추, 취나물 모두 한 묶음에 1천원 정도면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3천원을 달라고 하니 날씨가 서민을 잡는 격"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농가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잦은 비 때문에 일조량이 부족해 시설하우스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역 시설하우스(8천350㏊) 중 5천490㏊가 이상기온으로 피해를 입었다. 경북도는 15억원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점점 커져 추가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들쭉날쭉한 봄 날씨는 프로야구 흥행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14일엔 눈발이 날려 그라운드가 젖는 바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 사상 처음으로 광주구장 경기가 취소됐고 같은 날 경기가 열린 목동, 잠실, 대전구장은 다른 날보다 관중이 급감했으며 경기장에 온 관중들은 추위를 막기 위해 담요를 뒤집어써야만 했다.
잦은 비와 이상저온에 따라 산불 피해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전년 6일보다 두 배가 넘는 13일간 비가 내려 소방관들이 시름을 덜었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3월 산불 발생 건수는 각각 16건, 23건, 17건, 14건이었지만 올해엔 단 1건에 불과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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