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교조가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서울남부지법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 명단 공개 여부에 대해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남부지법은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공개특례법에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 명단을 공개하도록 한 조항이 없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명단 공개가 전교조 교사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힘들다며 공개를 허락했다. 이 문제는 한나라당 조진혁 의원이 전교조 교사의 명단을 개인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며 교육과학기술부에 명단을 요구하자 전교조 측이 이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불거졌다.

같은 사안을 두고 엇갈린 판결을 한 법원도 문제지만 전교조의 민감한 반응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전교조 측은 명단 공개가 개인 기본권을 침해하고,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누구도 일반 기업의 노조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지 않는다. 전교조는 어느 조직보다 중요하고 국민의 관심이 높다. 국가의 미래와 관련한 교육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의 알 권리를 위한 명단 공개가 개인 기본권 침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전교조는 최근 노조원 수가 왜 급격하게 줄고 있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또 교육 외적인 면에 집착해 정치 세력화하지는 않았는지, 노조원이라는 익명성 뒤에 숨어 안주하지는 않았는지도 반성을 해야 한다. 참교육을 위해 학생과 학교에 헌신했다면 노조 활동이 떳떳할 것이다. 전교조는 참교육을 위한 어젠다를 개발하고 이를 위해 전 노조원이 합심해 달려갈 때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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