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성씨 시조묘=창녕 성씨 시조 성인보(成仁輔)의 묘소. 창녕군 대지면 모산리 맥산(麥山)에 있다. 성인보는 대략 고려 중기 때 사람으로 향직(鄕職)을 역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묘소 뒤편에 재실인 맥산재(麥山齋)가 있다. 인근에 '성부잣집'으로 알려진 성씨 고가(古家)와 우포늪이 위치한다. 성씨 고가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처였던 성혜림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대 자연 늪지인 우포늪은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람사협약 보존습지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평평한 들판에서 산이 솟아나려면 웬만한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사람이 누웠다 일어서는 것과 기댄 상태에서 일어날 때를 비교하면 되겠다. 그래서 평지에서 돌출된 혈(穴)은 힘이 더 강하다고 본다. 들판에선 바람도 지면을 따라 불어온다. 풍수에선 바람을 무서워하지만 평지의 돌혈(突穴)은 이에서 제외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기(地氣)는 물을 만나면 멈춘다. 대부분의 명당은 산자락 끝머리에 형성된다. 산과 물이 만나는 지점이다. 들판에선 산이 끝나는 곳이 분명치 않기 때문에 물길을 비중 있게 본다. 일반론이지만 물길이 명당을 둥글게 감싸 안는 지점이 중요하다. 이런 형태는 산자락이 흐르는 방향을 나타내기도 하고, 산이 끝나는 지점을 나타내기도 한다.
성인보 묘 주변은 들판이다. 나지막하지만 들판에서 솟은 산이다. 지기가 강하다는 의미다. 앞 물은 둥글게 묘역을 감싸고 흘러들어와 나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흘러나간다. 나가는 물이 보인다는 것은 곧 재물이 샌다는 것을 의미한다.
묘 주변은 봉긋봉긋한 봉우리들이 유난히 많다. 금산(金山)이다. 관주산(貫珠山)이란 산 이름까지 있는 것을 보면 짐작할 만하다. 멀리 조산엔 뾰족뾰족한 화산(火山) 형태도 보이고, 일자(一字)로 쭉 뻗은 토산(土山)에 문필봉도 아름답게 솟았다. 주위 산세에 포진한 오행(五行)이다. 오행사상은 풍수학의 근본이 된다.
묘소가 있는 맥산을 부리산(浮鯉山)이라고도 한다. 지형을 물위에 뜬 잉어로 형상화한 것이다. 지도에서 찾아보면 영락없다. 묘가 있는 동쪽, 즉 둥근 산봉우리 쪽이 물이 흘러드는 곳으로 잉어 머리가 되고, 꼬리 부분이 서쪽으로 물이 나가는 방향이다. 그러고 보면 물살을 헤치며 잉어가 상류로 올라가는 형상이다. 이는 풍수로 따져 문중이 창성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겠다.
이 꼬리 부분엔 인공으로 판 연못이 있다. 언젠가부터 물길이 바뀌어 마을 앞으로 흐르게 되자 대신 꼬리 부분에 연못을 조성, 잉어가 필요한 물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담당케 했다 한다. 모자람을 채우는 것, 곧 비보풍수(裨補風水)다. 전해내려오는 풍수 형국도 유어농파형(遊魚弄波形· 물고기가 물결을 일으키며 뛰노는 형국)이다.
옛날 성인보가 개경으로 신년 향리 모임에 갔다가 병사(病死)했다. 아들 송국(松國)이 아버지의 시신을 지고 천리 먼 길을 걸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 가까이에 이르러 날이 저물어 쉬어 가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밤새 눈이 쌓였는데 아버지의 시신은 간곳이 없고, 그 위로 호랑이 발자국만 어지러이 찍혀 있었다.
이상하게 여긴 아들이 호랑이 발자국을 따라 가보니 끝 간 곳이 맥산이었다. 희한하게도 그곳엔 아버지 시신과 함께 묘 하나 쓸 만큼 눈이 녹아 있었다. 이에 아들은 하늘이 점지해준 자리라 여기고, 그곳에다 아버지 시신을 모시게 됐다고 한다. 풍수학계에 전해지는 성인보 묘에 관한 얘기다.
풍수에선 적선(積善)을 최고로 친다. 명당을 얻으려면 그만큼 덕을 베풀어야 한다. 그 다음이 명당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몫이다. 행동은 개차반이면서 좋은 땅을 구하려 한다면 어불성설이다. 비록 일시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결국엔 그 재앙이 스스로에게 닥친다. 좋은 땅은 하늘이 낸다고 했다. 풍수는 순리(順理)를 중시하는 학문이다.
명리·풍수연구원 희실재 원장 chonjj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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