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앙코르 로드쇼라는 이름으로 대작들이 재개봉되는 경우가 많았다.
1956년작 '십계', 1959년작 '벤허', 1965년작 '닥터 지바고' 와 갑옷 입은 잉그리드 버그먼이 너무나 황홀했던 1948년작 '잔다르크'를 문화교실로 볼 수 있었던 것도 앙코르 로드쇼 덕분이었다.
이 때문에 1977년 한국 개봉 당시 미성년자 관람불가였던 '대부'를 20세를 넘기고 다시 볼 수 있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걸작 '대부'가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된다고 한다. 1977년 5월 25일 한국에서 개봉한지 딱 33년만이다.
'대부'는 영국 엠파이어지 선정 최고의 영화,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100대 영화, IMDB 20세기 최고의 영화 100편 선정 등 찬사가 쏟아졌던 걸작이다. 1972년 미국 개봉 당시 그 동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33년 동안 지키고 있던 기록을 깨고 8천600만달러라는 경이적인 흥행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이탈리아 시실리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후 암흑가 보스인 대부 자리까지 오른 돈 꼴레오네(말론 브란도)의 가족과 그 일가의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대부'는 1973년 제 45회 아카데미에서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남우주연상, 작품상, 각본상의 영광을 안았다.
'대부'의 돈 꼴레오네는 '프리미어 선정 영화 사상 가장 위대한 캐릭터'로 뽑히며 세기가 지나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돼 있다. 당시 마론 브란도는 로렌스 올리비에 등 당대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을 제치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개봉되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은 아날로그 필름을 디지털로 옮겨 화질과 음질을 개선한 것이다. 특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힘을 모아 새롭게 옷을 입혔다니 더욱 기대가 된다.
할리우드는 그동안 영화 역사상 화제작들을 재가공하는데 공을 쏟아 왔다. 잉글리드 버그만과 험프리 보가트의 흑백 영화 '카사블랑카'(1942년)를 디지털 컬러로 입히기도 했다. 오래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한국 영화들에 비하면 부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대부'의 경우도 한 세대가 지나면서 못 본 젊은 관객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미국 역사상 큰 획을 그은 작품을 새롭게 보여주겠다는 미국 영화인들의 노력과 애정이 엿보인다.
'대부'의 재개봉으로 옛 명작들을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앙코르 로드쇼는 단순히 영상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추억도 함께 영사되기 때문이다.
김중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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