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빌딩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있는 볼거리 없는 도시로만 알고 살았는데 대구 야경이 이렇게 멋진 줄 미처 몰랐어요." 퇴근 후 앞산 정상에 오른 회사원 김인석(45·남구 대명동)씨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컬러풀 도시' 대구의 야경이 이제 막 깊은 '겨울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굽이 도는 신천과 대구를 병풍처럼 둘러선 앞산과 팔공산 자락, 여기에 400여년의 역사가 쌓여 만든 시간의 단층이 대구의 야경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화가 권기철(46·달성군 가창면)씨는 "밤에 도시가 빛을 내는 것은 하얀 종이 위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경우와 같다"면서 "낮에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빌딩 숲 일색이던 대구가 야간에는 빛의 연출에 따라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1 대구방문의 해' '2013 세계에너지총회' 등 각종 국제행사를 앞두고 대구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도시 위상 제고와 관광효과를 높이기 위해 야간경관의 향상 방안이 절실한 형편이다.
최무혁 경북대 건축토목공학부 교수는 "대구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개성 있고 매력이 넘치는 도시로 빼어난 밤 풍광을 자랑할 수 있다"며 "파리의 샹제리제와 같은 특색 있는 가로경관을 개발하고 역사성 있는 근·현대 건축물 등의 건축 조명을 살린다면 외국 못지않게 멋진 야간 경관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구를 특정지을 수 있는 야간 경관자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문화가 있는 예술도시에 걸맞게 지역을 상징하는 공공건물이나 역사적인 장소 등에 대한 야간 경관은 물론 대구타워를 제외한 야간의 랜드마크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김영대 대구시 도시디자인총괄본부장은 "올해 대구시 야간 경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역사성과 예술성을 간직한 대구 야경을 연출하고 현란한 색이 아닌 '빛의 숭고미'를 시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과제"라고 말했다.
사진·글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앞산 산성산 7부 능선에서 바라본 신천이 S라인을 자랑하며 도심을 가로지르고 있다. 대구의 신천은 삭막한 도시를 흐르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이다.
서변대교, 측면 LED조명과 교각투광등이 딱딱한 이미지의 콘크리트 교량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대구의 관문 금호J.C에 눈에 들어올 만한 야간경관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외지인들이 대구에 들어설 때 기억에 남는 첫인상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두류공원 벚꽃길
대구타워의 놀이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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