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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폐교, 문화공간으로… 칠곡 '블루 닷'

칠곡군 석적읍 망정리에
칠곡군 석적읍 망정리에 '블루 닷'이란 문화예술공간이 태어났다. '블루 닷'에 핀 꽃들과 전시회 모습.

'블루 닷'(blue dot). 말 그대로 '푸른 점'이란 뜻이지만 지구의 또다른 이름이다. 하나일 수도 있고 모두일 수도 있는 이 의미심장한 이름의 문화예술공간이 칠곡에서 보금자리를 틀었다.

칠곡군 석적읍 망정리에 있는 '블루 닷'은 원래 폐교였다. 이를 리모델링해 아름다운 정원을 갖춘 연수원으로 탈바꿈시켰다가 다시 특별한 문화예술공간으로 새단장을 한 것.

폐교를 '블루 닷'으로 거듭나게 한 사람은 사업가 박용해(61)씨다. 문화예술에 남다른 애정과 안목을 지닌 그는 폐교를 고쳐 연수원 겸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양지연수원'이란 간판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자 올 봄들어 이름을 '블루 닷'으로 바꾸고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임을 선언했다.

봄꽃이 만발한 '블루 닷'에는 17일부터 보름 동안 주목할만한 전시회가 열린다. 서양화가 장태묵의 그림과 도예가 김영식의 도자기, 그리고 사진작가 권정호의 구름 사진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자리이다.

작가 장태묵의 전시회는 '천개의 강에 나무를 새기다'란 주제의 연작이다. 이름하여 '목인천강'(木印千江)이다. 사계절 풍경을 달리하는 물과 나무와 모호한 색채의 만남이 각별한 감흥을 전한다. 문경에서 조선요(朝鮮窯)를 운영하며 8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김영식 명장은 특유의 수더분한 손맛이 담긴 생활자기와 찻그릇 40~50점을 내놓았다.

전시공간 입구 회랑에 내건 20여점의 구름 사진도 특이하다. 사진기자 출신으로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담은 '구름 이야기'가 관객들의 눈길을 풍성하게 한다. 이와함께 앞마당에는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매일신문 창간 63주년과 지령(紙齡) 2만호 기념 사진전이 계속되고 있고, 대구경북 사진기자회가 제공한 2009년 대구경북 보도사진전도 함께 열리고 있다.

'블루 닷'은 연수원시절부터 각종 음악회와 전시회가 열렸으며 문화예술인들의 발걸음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5월 이곳에서 한·폴란드 수교 2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렸으며, 11월에는 일본 규슈음악인협회와 대구의 음악인들이 친선교류음악회를 가지기도 했다.

'블루 닷'의 박용해 대표는 "조만간 저명한 해외동포 건축가가 설계한 미술관(전시관)이 이곳에 들어설 것"이라며 "개인이나 단체가 언제든지 찾아와 여가와 여흥을 즐길 수 있는 명물 문화공간으로 가꾸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칠곡·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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