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요리하는 의사] 귀 얇은 사람 위한 식탁 차리기(1)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평균수명까지 살 경우, 4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 고3 아들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에게 자궁경부암이 갑자기 찾아왔다. 수술까지 받았지만 3년 뒤 난소와 폐에서 재발했다. 그녀는 정말 살고 싶었다. 다시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받았다. 주치의에게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 지 조언을 구했다. 항상 답은 비슷했다. "암에 좋다는 음식이나 피해야하는 음식은 원하는 대로 하면 됩니다. 다만 그런 방법이 재발을 막아준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나와 있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기적의 음식'은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늘 음식에서 답을 찾고 싶어한다. 과일이나 채소에는 항산화비타민 외에 파이토케미칼이 풍부하다.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은 식물성 식품 속에 존재하는 건강에 유익한 생리활성물질이며, 색이 진할수록 효과가 크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암과 심혈 관계 질환을 예방하려면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하루에 400~800g 또는 5접시(컵)이상을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즉, '파이브 어 데이'(5-A-Day)다.

건강을 위해서 매일 먹어야 할 채소와 과일이 생각보다 많아서 실천하기가 힘든 이야기일까? 농약 잔류물 때문에 채소와 과일을 비싼 유기농으로만 선택해야 할까? 과일은 껍질째 먹으라고 하는데 껍질은 농약잔유물의 범벅은 아닐까? '파이브 어 데이'를 실천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시장에도 자주 가야하고, 비싼 유기농 농산물을 항상 살 수는 없으므로, 껍질째 먹기 위해 깨끗이 씻어야 한다.

화학자는 극미량의 잔류농약 때문에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먹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한다. 건강을 위한 부지런함과 파이토케미컬을 암과 만성질환의 탈출구로 선택해야 한다. 나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먹을 채소와 과일을 씻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청보라색(가지·블루베리·포도), 흰색(도라지·무·양파·배), 빨간색(딸기·사과·수박·토마토·비트), 노란색(당근·호박·귤·오렌지), 초록색(브로컬리·시금치·상추·케일) 등의 오색식탁을 준비하여 나물반찬, 샐러드, 쥬스 등의 다양한 조리법을 사용한다. 믹서기로 여러 가지 채소와 과일을 쥬스로 만들어 1ℓ 유리병에 담아 가지고 다니는 것도 파이브 어 데이를 실천하는 방법이다.

★ 채소와 과일 섭취하는 방법은 블로그(http://kr.blog.yahoo.com/drazumma)에 사진으로 소개돼 있습니다.

김여환<대구의료원 호스피스·완화의료 센터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