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경제생활태도를 길러줄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은 무엇일까. 용돈기입장 기록 지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안이다. 용돈기입장을 기록하는 행동 그 자체가 자신의 경제활동을 객관화시켜 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용돈 기입은 어릴 적에만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 성인이 된 연후에도 계속적으로 유용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용돈 기입 행동은 반복적으로 수행되고 이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제3자가 용돈 기입 행동의 반복 여부를 지도감독 통제하기가 용이하다. 또 용돈 기입 행동은 본인 또는 교사나 부모에 의해서 정서적 만족감을 충분히 제공하고 경험시켜 줄 수가 있다. 용돈의 관리가 잘되어 합리적으로 절약저축이 이루어졌을 때 당사자인 어린이들은 남겨진 잔액이 많기 때문에 즐겁고 교사나 부모들은 용돈 기입을 잘 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적정한 보상(칭찬, 상장, 상금수여)을 해줌으로써 어린이들을 기쁘고 만족스럽게 해줄 수 있다.
이상에서 지적한 세 가지 용돈 기입 행동과 활동의 특성을 비추어 볼 때 용돈 기입장 기록 지도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합리적 경제태도를 형성키 위한 거의 유일무이한 대안임을 알 수 있다. 이 이상의 좋은 대안이 어디에 있겠는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용돈 기입의 습관화는 결국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교육학이나 심리학에서 말하는 습관형성의 최적 조건을 구비하고 있는 활동이다.
그렇다고 어린이·청소년들이 매일 용돈 기입을 하도록 지도감독 관찰하고 칭찬과 보상을 자주 해주기만 한다고 바른 경제생활 태도를 기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칭찬과 보상을 어떻게 해주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칭찬의 말과 물질적 선물의 제공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칭찬과 선물이 시시하다고 느껴질 때, 어린이·청소년은 용돈 기입에 흥미를 잃고, 그만둘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돈 기입 행동 그 자체를 의미화시키고 가치 있는 일로 느끼게끔 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즉 용돈 기입 행동이 칭찬과 어떤 선물을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시켜야만 한다. 따라서 용돈 기입 활동을 통해서 이 세상이 돌아가는 경제원리를 엿보게 해주는 일이 중요하다. 한 개인의 용돈 관리는 한 가정의 가계부와 같고 한 나라의 재정관리와 같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또 용돈 관리의 실패는 한 가정과 나라에서의 지출관리의 실패와 같으며 이에 대한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직점 경험하게 해주어야 한다. 아울러 용돈 관리의 성공이 가져오는 만족감을 미래의 성공적인 삶에 대한 보상으로 연결시켜 주기도 해야 한다.
용돈 지도에서 중요한 점은 어린이·청소년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소비 주체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시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용돈 기입장을 교사나 학부모가 지시한 대로 규격화시켜 기입하는 착실성에 강조를 두기보다는 스스로 예산을 세우고, 집행해보고, 월말에 가서 결산을 해보게 하는 수입지출 행위의 시행 착오적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 이런 실질적 체험이 바로 소비 주체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바로 보는 계기를 더 잘 제공하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용돈기입장을 착실히 쓰도록 훈련 받았고, 예산과 지출의 불균형을 가지고 매월 씨름하고, 고민해 본 어린이·청소년일수록 어른이 되어서도 그런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정상만(대구은행 성서공단영업부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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