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항공대란에 따른 산업계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속수무책이다.
대구경북 기업들의 가장 큰 피해는 수출상품 운송 지연이다. 마이크로 모터 핸드피스를 생산해 폴란드, 스페인, 독일 등 유럽에 수출하는 경북의 M사는 이번 주 중 폴란드로 3만달러 상당의 물품을 운송해야 하나 항공대란으로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지 바이어가 천재지변으로 화물 운송이 지연되는 것을 감안해 계약 이행에는 큰 차질은 없어 보이나 운송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계약 차질도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대구성서산업단지의 병원약국자동화기기 수출 업체와 태양광 셀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태양광전지 생산업체도 유럽 항공망이 마비되면서 수출물량을 보낼 수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휴대전화와 반도체 제품 생산업체들은 주로 항공편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유럽행 화물기 결항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휴대전화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럽 수출물량은 하루 평균 20여만 대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천만달러(약 335억원)에 이른다. 16일부터 거의 운송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1천200억원 이상의 수출 차질액이 발생한 셈이다.
반도체 업계 매출 손실은 삼성전자가 하루 평균 30여억원, 하이닉스반도체가 1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 현지에서는 아직까지 자체 재고 물량을 활용하고 있다. 재고가 떨어지는 다음주까지 항공 운항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기계류 박람회인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19∼23일)에 참가하려던 지역 업체 5곳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대구의 잘만정공, 삼익정공, 하동기공과 경북의 대영금속, 팜코 등 5개 업체는 하노버 산업박람회에 참여하기 위해 부스까지 배정받았으나 유럽 항공망 마비로 참여하지 못했다. 이 박람회는 세계 60여개국 5천개사 이상이 참여하는 전시회로 매년 20만명 이상이 방문한다. 한국에서는 이들 지역 기업들과 LS산전, 효성, 하이젠모터 등 기계류 제조기업 52개사가 참가할 계획이었다.
삼익정공 간부는 "유럽시장 개척과 수출 물량 확대를 위해 하노버 산업박람회에 참여하기 위해 16일부터 인천공항에서 출국을 기다렸으나 유럽공항 마비로 출국을 하지 못하고 19일 회사로 복귀했다"며 "해외 마케팅 기회 상실과 바이어들과 수출상담 일정 취소 등의 피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