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조선유사(박영수 지음/살림출판사 펴냄)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추노'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이유는 뭘까? 기존의 사극이 보여줬던 임금 및 궁정 중심의 조선사에서 벗어나 민초들의 삶을 중심으로 조선을 조명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임금의 시선이 아닌, 민초들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존재하는 또 다른 진실에 열광했다.

실제 조선의 정사인 '조선왕조실록'은 우리 민족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이지만 역사적 진실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궁정 중심의 사건들이 기록돼 있고 당쟁과 관련된 기록은 꾸민 데가 많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단지 '승자의 기록'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조선유사는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해 정사와 야사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임금과 민초의 시선을 모두 담은 조선 이야기를 그렸다. 또 이야기를 통해 역사를 서술한 '삼국유사' 형식으로 조선의 역사를 살폈고 여러 문헌과 개인 민담, 전설 등을 두루 확인한 이야기들에는 기존 역사책에서 느끼지 못한 조선 백성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조선의 일화 중 흥미진진하면서도 그 시대의 문화가 잘 드러나 있는 이야기들만 골라 담았기 때문에 딱딱한 역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고 문화적 풍속이 현재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324쪽, 1만2천원.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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