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해진 양용은 선수의 볼보차이나오픈 우승 낭보가 일상처럼 느껴지듯 골프는 우리 삶 가까이 다가와 있다. 어느새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은 골프지만 일반인의 골프문화는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서양에서 시작된 스포츠이기 때문으로 여겨지지만,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골프문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축구, 야구 등 우리가 쉽게 접하고 있는 종목들은 규칙이 복잡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골프보다 많이 접한 때문에 별로 어렵지도 않다. 하지만 골프는 복장규정에서부터 행동에 관한 올바른 에티켓의 실천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기초로 한 34조항의 경기 규칙과 400여 재정 집, 그리고 3가지의 부속 규칙까지 조금 복잡한 경기방식이 많은 종목 중 하나이다.
서양의 엄격한 법 준수의식에 따른 이질적 규칙이 친분관계를 중시하는 유교적 상호주의적인 우리들 사고와 가끔 충돌하는 것을 골프장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규칙적용에 있어 ▷남에겐 엄격함이 앞서지만 자신에겐 한없이 너그럽진 않았는지 ▷규칙에 대한 무지를 정의로 착각한 일은 없었는지 ▷동반자에 대한 배려와 칭찬에 인색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그리고 이른바 '내기 문화'와 지나친 경쟁심에 빠져 겸손한 마음, 온유한 성품을 잃고 언쟁으로 서로 마음에 상처를 내서는 곤란한 일이 아닌가 한다. 적당한 내기 골프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사람마다 다르니 갈등은 당연지사이고 지나친 경쟁심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골프의 속내가 드러나는 것 같아 씁쓸해진다. 늘 치열한 경쟁으로 살아남은 우리들 자화상이 골프에 투영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 또한 오늘의 현실이 아닌가? 골프를 치면 없던 친구가 생길 거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친한 친구를 잃는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는 현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웃한 일본 골프장과 아주 대조적인 곳을 들자면 목욕탕 안 풍경이 먼저 그려진다. 시골장터 같은 소란함에 온탕 안에 풍덩, 머리부터 감고 옆 사람에 비눗물 튕기기, 심한 물 낭비, 로션 온몸 바르기까지 상대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지옥의 식당과 천당의 식당의 경우 음식이나 식기 등의 차이는 아무것도 없고, 길이 2m인 숟가락의 길이도 똑같은데 지옥의 친구들은 매일 배고픔에 허덕인다고 한다. 그 이유인즉 자기 숟가락으로 자기 입에만 넣으려고 애만 쓰다가 다 흘려버리기 때문이다. 천당엔 서로 밥과 반찬을 퍼 앞사람 입에 넣어주니 모두가 배불리 먹게 된다고 한다. 골프 라운딩 후 에어건으로 신발을 세척하고 바지의 먼지를 털어낼 때 유심히 한번쯤 보면 서로 먼지를 다른 사람 쪽으로 털어내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람직한 한국 골프문화의 정착을 위해선 이러한 것들을 차츰 개선하려는 자각의식을 가지고 세계 일등 골프 국가다운 골프 인(人)으로 나가기를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심영수 경상북도 골프협회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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