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지역의 '봄'을 앞당길 지도자를

T.S 엘리어트는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최근 국내외 불행한 대형 사건, 사고가 이를 실감하게 하고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천안함 사고를 수습하던 중 GOP총기사고, 링스헬기 추락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여 온 국민들이 비통해 하며 밤잠을 설쳤다. 국외에서도 불행은 이어졌다. 폴란드 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전용기의 추락, 아이슬란드의 화산폭발로 인한 유럽의 공항대란, 중국의 지진발생 등이 잇따랐다.

필자는 3월 10일자 경제칼럼 '대구의 봄을 기다리며'에서 상춘의 희망을 피력했다. 최근의 천안함 사태 등 내우외환과 경제환경 여건을 볼 때 '춘래불사춘', 봄은 왔는데 아직도 봄은 아닌 듯하여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다.

천안함 침몰사고로 희생된 귀한 장병들과 유가족들의 애절한 사연, 비통한 모습을 보며 하루에도 몇 번씩 아린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고통의 바다'(苦海)에 비유해 설파를 했다. 불가에서는 고해의 인과(因果)를 밝혀 해탈(解脫)의 도를 성취하여 보여주었듯 우리 모두가 배려와 기도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어루만져야 할 때라고 본다. 천안함 장병의 명복을 빌며,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바다의 사나이-서해전사'로 기억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한다.

우리는 이제 깊은 좌절과 아픔을 딛고 의연히 일어서야 한다. 6'2지방선거가 다가왔다. 여'야의 예비후보 등록 및 자체경선 결과가 속속 발표돼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고 있다.

1995년 풀뿌리 민주주의 기치를 내걸고 지방선거가 처음 실시된 후 16년의 세월이 흘러 실시하는 이번 지방선거는 민선 5기로 성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 지방자치는 정착'성숙되었다고 실감하기에는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고 할 것이다. 중앙집권 정부형태와 정당정치에 의한 공천에 예속된 정치 현실 속에서 지방정부의 기능적 권력분립 및 재정적 자립, 자율권이 보장되지 않은 채 지방자치는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년이 된 시점에서 지방자치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치적인 행사로도 의미가 크지만,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경제적 관점에서 높은 관심을 갖고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지역경제가 장기간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에 지역경제를 어떻게 활성화 시킬 것인가가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한국 메니페스토 실천본부의 지방선거 정책수요를 조사한 결과, 대구경북의 주요정책 이슈로 일자리 창출 등 경제문제가 단연 1위로 선정됐다. 타 시'도는 분배우선정책(70~90%)에 비중을 둔 반면 대구경북만 성장우선정책(60%)에 비중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우선한 뒤 분배를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어 그만큼 지역경제가 침체되어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지방선거는 지방의 일꾼을 뽑는 선거이지 정권의 중간평가나 중앙정치의 영향이 지배하는 선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는 유권자의 의식전환과 함께 언론, 시민단체도 선거문화를 정책과 공약에 중심을 두는 선거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선도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럼 민선5기 지역의 선출직 리더(leader)로 어떤 사람을 뽑아야하며 후보자의 선택기준은 무엇인가?

후보의 선택기준은 '경제'를 잘 알고 지역경제를 살려 지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지 여부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다. 후보는 지역경제에 대한 정확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지역 현안을 도출,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구체적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역발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upgrade)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민선4기에 이미 확정된 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의 그릇에 알갱이를 채워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어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의 밀양유치 조기확정 및 지역의 신성장 동력의 발굴'유치에도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리더의 '자질'로서는 21세기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는 혼(魂), 창(創), 통(通)의 3가지 정신을 기반으로 한 능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즉, 신념, 비전, 열정을 갖고 새로운 것을 항상 창조하려는 사고와 모든 사람, 조직, 세상과 소통하는 길을 제시하는 능력의 소유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민선5기 선출직 후보를 제대로 뽑아 암울했던 지역경제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 지역의 '봄'을 앞당길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윤성식 대구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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