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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입안에 쏙∼ '지구를 위한 밥상' 모임

대구녹색소비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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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녹색소비자연대 '지구를 위한 밥상' 모임 회원들이 20일 오후 대구 북구 산격동 녹색창고에서 친환경 밥상을 차린 후 즐겁게 식사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건강과 환경을 함께 챙기니 일석이조죠."

20일 오후 대구시 북구 산격동 '녹색창고'.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운영 중인 이곳은 친환경 상품을 소개하는 소비센터 겸 문화공간이다. 아담한 공간 한쪽에는 책장이 쭉 늘어서 있고 반대편에는 작은 그림들이 걸려 있어 분위기 좋은 카페같다. 오후 7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나무 탁자 주위에 둘러앉았다. '지구를 위한 밥상' 모임에 참가하는 이들이었다.

미리 전화로 예약한 7명이 모두 오자 앞치마를 두른 정미나 녹색행동팀장이 유기농 채소로 만든 코스 요리를 차례로 내왔다. 차가운 토마토 수프와 현미밥이 나오고 구운 감자와 채식 팔보채가 뒤를 이었다.

토마토 수프는 샐러리, 양파 등을 함께 섞은 것으로 토마토 위쪽을 잘라 속을 파낸 뒤 그 안에 담겨져 있었다. 채식 팔보채는 양송이 버섯, 연근, 가지 등 갖은 채소를 볶은 후 구운 두부와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것. 여기저기서 "향기도 좋고 맛있다", "요리 만드느라 고생한 보람이 있겠다"는 등 음식 칭찬이 이어졌다. 따뜻한 토마토 수프와 직접 만든 녹차초코칩쿠키, 보이차로 2시간여에 걸친 저녁 식사가 끝났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지난달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여는 '지구를 위한 밥상'은 국내에서 생산된 유기농 채소와 현미밥으로 식단을 꾸며 지구환경도 살리고 내 몸도 살리자는 모임이다.

모임 참가자들은 이달 13일 버섯 수프와 현미밥, 두부 채소 샐러드로 식사를 한 데 이어 이날은 현미밥과 토마토를 이용한 요리로 배를 채웠다. 얇게 썬 연근을 데쳐 유자청에 조린 반찬은 시큼하면서도 달콤해 인기를 끌었다. 채식 팔보채는 느끼하지 않아 차진 현미밥과 잘 어울렸고 풋마늘장아찌는 간이 알맞게 배어 있었다. "어떻게 만든 거냐", "무슨 재료가 들어갔냐"는 등 질문 공세가 이어질 만했다.

3월 중순부터 모임에 나온 회사원 강재혁(38)씨는 "고기와 패스트푸드를 즐겼지만 아토피 증세로 고생하는 바람에 현미밥과 채식으로 식단을 바꿨는데 체중 감량과 체질 개선에 효과를 봤다"며 "음식이 모두 입에 잘 맞아 아내에게도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친구 사이로 이날 처음 참가한 이윤영, 하혜진(25·여)씨는 "당초 채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가축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곡물 등 자원 낭비를 줄여보자는 생각 때문"이라며 "다양한 채식 요리에 입과 눈이 모두 즐거워 앞으로도 계속 오고 싶다"고 전했다.

녹색창고의 정미나 팀장은 다음달엔 싱싱한 채소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할 계획. 정 팀장은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건강을 챙기는 한편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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