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장 출신인 임병하 한나라당 문경시장 예비후보가 이한성 국회의원(문경·예천)으로부터 신현국 문경시장을 구속시키면 그 대가로 시장 공천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주장, 신 시장 변호사 비용 대납 의혹 수사 및 문경시장 공천을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임 예비후보는 이달 16일 한나라당 경북도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이 같은 주장이 담긴 '문경시장 공천관련 문경지역 실상을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문건을 제출했다.
매일신문이 입수한 A4 용지 석 장 분량의 이 문건에서 임 후보는 "박인원 전 문경시장이 지난해 포항북부경찰서장으로 재임 중인 본인을 찾아와 문경시장 출마를 권유하면서 신현국 시장 비리가 많으니 연구해보라고 했다"며 "출마할 경우 조직 등을 지원해주고 공천도 이한성 의원에게 부탁하여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임 후보는 또 "박 전 시장의 제의를 받은 후 신 시장의 측근이자 동생 친구인 송모씨(구속 중)가 신 시장의 비위가 기록된 자료를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이 자료의 정체와 사용 시기를 계산했으며 상부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혀 신 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자신이 올린 첩보로부터 시작됐음을 인정했다.
이어 임 후보는 문건에서 정년을 2년6개월 앞둔 지난 2월 18일 퇴임을 하고 문경시장 출마를 선언했지만 박 전 시장은 지원을 해주지 않고 신 시장만 구속시키라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한성 의원과 박 전 시장은 노골적으로 신 시장을 빨리 구속시키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하면서 신 시장을 구속시키면 그 공로 대가로 공천을 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임 후보는 문건에서 주장했다.
임 후보는 20일 본사 기자를 만나 "문건에 담긴 내용은 모두 사실이며 이 같은 문건을 공심위에 제출하게 된 이유는 매일신문이 14일자 6면에 보도한 '신현국 시장에 불리한 진술 조건 경쟁후보측서 10억 제의 받았다'는 기사와 관련 자신이 받고 있는 의혹을 벗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한성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적반하장이다. 오히려 임 예비후보가 신 시장에 대한 '큰 자료'가 있다고 먼저 접근해와 이야기를 나누긴 했으나 한번도 공천과 관련해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또 "문경시장 공천을 두고 여러 후보를 저울질하긴 했지만 임 예비후보는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며 "도당 공심위에 제출된 문건이 어떻게 외부로 유출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인원 전 문경시장도 "임 서장이 먼저 수차례 찾아와 시장에 출마할테니 도와달라고 해 공천을 받으면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임 서장은 공권력을 이용해 시장의 꿈에 도전하려고 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6·2지방선거 한나라당 문경지역 광역·기초의원 공천자 11명과 이상진 한나라당 문경시장 예비후보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현국 문경시장과 공천에서 탈락해 반발하고 있는 문경시의원, 이 의원과 신 시장 간의 화합을 촉구한 문경시민화합연대를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문경지역에서 골이 더욱 깊게 패인 원인은 2008년 총선에서 신 시장이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고 측근이 시장의 비리를 경찰에 제보하면서 촉발됐다"며 "(이 의원의 녹취록 공개 파문에 대해서는) 신 시장이 공천에 위기 의식을 느끼고 국회의원에게 시비를 걸어 모면하려는 사전에 기획된 음모"라고 주장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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