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구는 주는데 과잉 공급…대구 미분양, 이유 있었네

대구에 미분양 아파트는 1만6천여가구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와 동떨어진 공급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아파트시장에 2, 3년 전 일시적인 투자 거품이 일면서 건설업체들이 공급을 늘렸고, 특히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중대형 아파트를 많이 지었다. 미분양 아파트 양산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그 중 하나가 인구 추이를 고려하지 않은 공급이다.

주거공간 전문개발회사 ㈜피데스개발 R&D센터가 대구의 구'군별 인구 추이(최근 5년간 통계청 자료) 및 미분양 아파트 물량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보면, 아파트 공급이 인구 증감 추이와 어긋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곳엔 공급이 많고,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엔 공급이 적었다.

◆달성군, 수성구 2곳만 인구 증가

통계청의 2009년까지 5년간 대구의 구'군별 전'출입인구 자료에 따르면 유입인구가 늘어난 곳은 달성군과 수성구 2개 지역에 불과했다. 이 기간 연 평균 달성군은 3천78명씩, 수성구는 1천36명씩 증가했다.

특히 달성군은 경제활동 인구 중심으로 인구가 증가해 젊은 경제활동인구의 보금자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달성군의 연령별 유입인구를 보면, 2009년 기준으로 30~34세가 994명, 25~29세가 827명으로 20'30대 경제활동인구가 주를 이뤘다. 또 0~4세 영유아도 519명이 유입됐다.

반면 서구는 연 평균 7천204명씩 줄어 가장 많은 감소 폭을 보였다. 서구에 이어 ▷북구(4천445명) ▷동구(4천93명) ▷달서구(3천857명) ▷남구(2천419명) ▷중구(606명) 등의 순으로 인구가 줄었다.

이 중 달서구는 2005년 8천627명, 2006년 9천595명, 2007년 1천402명 등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가 2008년 55명, 2009년 283명 등이 늘어나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분양 달서구, 수성구 가장 많아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민간'공공 합계) 수는 2월 기준 1만6천678가구이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85㎡ 이하가 5천740가구, 85㎡ 초과의 경우 1만938가구로 대형 아파트가 소형보다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60㎡ 이하는 97가구, 60~85㎡ 이하는 5천643가구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달서구가 6천607가구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수성구(2천902가구) ▷동구(2천245가구) ▷북구(1천821가구) ▷달성군(1천433가구) ▷서구(812가구) ▷남구(551가구) ▷중구(307가구)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특정지역에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진 것은 대구에서 미분양 아파트 적체가 본격화된 2007~2008년 당시 입주물량 5만여가구 중 절반 이상이 달서구, 수성구 등을 중심으로 공급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피데스개발 R&D센터 관계자는 "아파트 수요는 소득수준, 교육환경 등 여러 변수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히 유입인구 증가 여부만을 놓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달성군의 경우 대구에서 유입인구 증가세가 가장 높고, 산업단지 개발이 잇따르고 있어 새로운 베드타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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