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뮤지컬 진출
몇 년 전부터 가수들이 하나둘씩 뮤지컬계로 진출하는가 싶더니 최근 들어서는 스타급 캐스팅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연예인들 가운데서도 가수들, 특히 아이돌 스타들의 뮤지컬 진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1세대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는 옥주현, 최성희는 이미 뮤지컬 배우로도 인정을 받고 있고, 의 시아준수, 의 손호영, 의 제시카, 의 태연 등 뮤지컬 출연진 명단에 아이돌 스타들이 이름을 올리는 일이 잦아졌다.
특히 에서 시아준수가 출연하는 공연은 티켓 판매를 시작하는 날부터 접속 폭주로 인터넷 예매 사이트 서버가 다운되는 등 관심을 집중시키더니 전회 매진으로 이어져 현역 아이돌로서의 티켓 파워를 과시하기도 했다. 배우 출신으로는 현재 군복무 중인 의 조승우가 '조승우 출연은 흥행성공'의 공식을 만들어내며 한때 제작사들 사이에서 캐스팅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왜 스타 캐스팅인가
경기 침체 속에서 전반적인 공연 시장의 불황이 이어지고 작품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제작사들은 관객 확보 방법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제작사들은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홍보와 마케팅을 위해 스타 영입에 나서게 됐고, 음반 시장의 침체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스타들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제작자들에게 티켓 파워가 있는 스타가 매력적이듯이 스타들 입장에서도 뮤지컬은 매력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노래, 춤, 연기 등 다양한 재능을 필요로 하는 뮤지컬을 통해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뮤지컬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노래와 연기가 그대로 객석으로 전달돼 배우로서의 만족감을 충족시킬 뿐 아니라 라이브 실력의 검증을 통해 댄스 가수에서 실력파 가수로서의 이미지 개선 효과도 적지 않다.
▶스타 캐스팅=흥행 성공?
스타 캐스팅은 반드시 성공적인 흥행으로 이어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요'다. '확실한 스타성과 실력까지 보장된 배우'라는 조건에 해당하는 스타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여기에 자신의 이미지와 어울리면서 작품성까지 갖춘 뮤지컬을 만나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뮤지컬의 기본인 노래와 연기, 그리고 성실함이 뒷받침되지 않는 스타의 인기는 그야말로 '반짝 인기'에 그치고 만다. 게다가 수준에 못 미칠 경우 악평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한 예로 국내 최고 가수 매니지먼트사에서 제작한 한 공연의 경우 아이돌 스타가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음정과 어눌한 연기로 작품이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도 실패했다.
지금까지의 성공사례를 보면, 스타 한두 명의 힘이 아니라 탄탄한 작품과 실력을 갖춘 스타가 만났을 때 작품도 흥행도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할 수 있다. 옥주현이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첫 작품인 공연 때만 해도 연기가 다소 미숙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꾸준한 노력을 통해 등을 거치면서 '뮤지컬 배우 옥주현'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옥주현은 연습시간에도 뮤지컬 배우들보다 더 열심히 참여한다고 한다. 의 시아준수, 의 안재욱, 의 손호영도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모범적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스타가 작품 이미지와 캐릭터에 맞고 스타 스스로 진정성을 가지고 작품에 임할 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최원준(㈜파워포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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