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렌즈' 'CSI'와 같은 시즌제 드라마가 한국에서도 정착될 수 있을까. 전편의 인기를 등에 업고 속편 제작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속편의 흥행 성공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현재 속편 제작이 논의되는 드라마는 MBC '내조의 여왕'(2009년 방송), KBS2 '아이리스'(2009년 방송), SBS '식객'(2008년 방송)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활발히 속편 제작이 추진 중인 것은 아이리스다. 아이리스는 종영 때 이미 속편 제작을 예고한 까닭에 많은 시청자들이 속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 아이리스는 의문의 총성과 함께 주인공인 김현준(이병헌)이 죽음을 맞이했지만 아이리스라는 비밀 조직의 정체는 끝내 드러내지 않고 종영했다. 아이리스 제작자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공공연히 아이리스 시즌2와 스핀오프(히트 친 드라마'영화 등의 줄거리 가운데 특정 대목, 등장인물 등을 떼어내 독립적으로 만든 일종의 번외편)를 모두 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아이리스 제작자는 스핀오프 시리즈격인 '아테나:전쟁의 여신'에 출연할 남녀 주인공 캐스팅을 마쳤다. 정우성, 차승원, 수애에 이어 마지막으로 합류한 주인공은 이지아다. 이지아가 맡은 역은 국가위기방지기관 NTS 유럽지부의 특수요원. 이지아는 앞서 캐스팅된 정우성, 차승원, 수애와 함께 4각 멜로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아테나:전쟁의 여신'은 올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6월 첫 촬영에 들어간다.
이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속편의 경우 높은 인지도와 성공한 포맷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전편의 흥행이 오히려 속편의 흥행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전편에 대해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시청자들이 전편과 속편을 비교하며 더욱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MBC는 2004년 화제를 모은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속편 격인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지난 1~3월 방영했지만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시청률은 종영을 하루 앞둔 지난 3월 10일 5.7%(AGB닐슨 미디어리서치)에 그쳤다.
또 2008년 방송됐던 MBC '종합병원2'도 원작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했으며, 2007년 국내 최초로 시즌제를 시도했던 '궁S'도 처참한 시청률과 대중들의 냉혹한 외면으로 쓴맛을 봤다. 모두 스토리 전개나 준비면에서 원작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송 관계자들은 속편이 콘텐츠 복제 수준에 그친다면 시즌제 드라마 정착은 요원하다고 말한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설을 뒤집고 속편들이 원작의 흥행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해 볼 일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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