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공천 윤곽…탈락 예비후보 줄줄이 탈당

6.2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이 윤곽을 나타내면서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강한 반발을 하며 무소속 출마를 잇따라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한나라당 공천의 기준이 선거 때마다 바뀌고, 의정활동이나 능력보다 자의적인 잣대로 이뤄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대다수 탈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이 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천시장 및 도의원 선거 예비후보, 상주지역 도의원 1, 2선거구 예비후보, 청송지역 도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이 최근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2007년 12·19 영천시장 재선거 당시 172표 차로 고배를 마신 이성희 인천도시관광주식회사 대표이사는 야성이 강한 영천에서 승리를 자신할 수 있다며 영천시장 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주식회사 영천시청 대표 개념의 세일즈 시장이 돼 기업 유치로 영천을 일류도시로 만들겠다"며 "경마장과 추진 중인 국가산업단지를 당초 계획한 임고에서 금호와 신녕·화산으로 옮기는 바람에 동부, 서부동 등 영천시내의 발전이 오히려 뒤처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영천지역 도의원 제1선거구 고재석 예비후보와 제2선거구 박영환 예비후보도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산업이나 교육 등 전 분야의 정체로 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는 영천에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박 후보는 "정책·인물 대결을 펼친다면 승산이 있다"며 "영천을 경북 제1의 신성장도시로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또 영천시의원 라선거구 이상근 예비후보도 이달 16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공천에 관계없이 풍부한 공직 경력을 바탕으로 지역민의 불편사항 해소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무소속 3선 도전에 나섰다. 영천시의원 가선거구 박종운 예비후보는 지난달 16일 일찌감치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표밭을 누비며 "4년 의정활동을 발판으로 주민 편의사업은 물론 탄약창 일부 군사보호구역 해제 등 굵직한 현안 해결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시 도의원 2선거구 선거에 나선 이재철 경북도의원은 20일 공천 탈락에 대해 기자회견을 갖고, "도대체 당 공천 기준이 무엇이냐. 열심히 일한 것이 죄라면 달게 받겠다"며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도의원은 "공천은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당기여도, 가장 중요한 여론조사 등 전 부문에 걸쳐 공정한 평가로 선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들을 무시했다"며 "한나라당을 떠나 상주건설을 위해 무소속으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시 도의원 1선거구 민정기 예비후보도 기자회견을 통해 "상대후보가 오래전부터 공공연히 자신이 공천을 받는다고 말했는데, 사실로 드러났다"며 "그동안 한나라당 기호를 달고 선거운동을 해온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민 후보는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고,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라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도 한나라당에 입당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청송지역 도의원 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들도 한나라당 공천 탈락에 대해 잇따라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청송군 도의원 선거 후보로 거론됐던 남종식(51)·문원길(48)·박승학(53)·윤종도(51)·현시학(46)씨는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문원길씨는 "신의와 의리가 무시된 한나라당 공천과 단순한 지역 여론조사로 후보자를 결정하는 공천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종도씨는 "청송지역 유권자 2만여명 가운데 최소한 10% 정도를 대상으로 해야 하지만, 453명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데다 그 결과도 후보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시학씨는 "농민들을 대변할 수 있는 농민단체 대표를 공천해 줄 것이라는 말에 속았다"며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군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들이 잇따라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향후 선거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되고 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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