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오줌줄기가 시원찮아서 진료실을 찾는 환자에게 간혹 물어보면 섹스리스에 가까운 부부생활이 태반이다. 그런데도 서로간에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는 경우는 별로 없다. 부인 쪽에서도 갱년기나 성인병, 관절질환 등 자신의 신체질환으로 힘들거나 가사에 매이다 보니 남편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인지 당연하다는 식이다. 그저 그렇게 덤덤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섹스리스는 최근 2, 3개월 동안 이유 없이 섹스 횟수가 월 1회 미만 혹은 전혀 한 적이 없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로 부부 성문제가 있는 것으로 본다. 섹스리스는 30, 40대 왕성한 시기의 부부 간에서 해당되는 것이지 중년 이후에는 섹스리스라고 하기 어렵다. 그냥 서로 성적 매력을 느낄 수 없거나 피곤하거나 등의 이유에서 시작돼 갈수록 남성은 발기력이 떨어지고, 여성은 오르가슴 빈도나 강도가 줄어들면서 성생활에 대한 흥미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 점에 있어서는 부부간에 암묵적 합의가 잘 돼 있는지 가정불화나 이혼으로 치닫는 경우가 드물다. 그렇지만 불화의 요인은 될 수 있으므로 책임과 관심을 느껴야 할 것이다.
남성들은 우선 이상적인 섹스 횟수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로감이 남지 않는 정도가 적당한 횟수다. 성행위에는 육체적 피로보다 정신적 피로와 내분비계의 피로가 크며, 이것은 수면과 기분전환 등의 휴양으로 잘 회복된다. 보양식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다. 섹스 횟수가 제한돼서는 안 된다. 예전에는 정액 사출이 생명을 단축시킨다는 생각에 되도록 정액을 아껴 장수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정액은 사정을 안 해도 컵에 물이 차면 넘치듯 유정 또는 몽정의 형태로 배출된다.
그리고 성교의 양보다는 질을 존중해야 한다. 횟수에 신경쓰지 말고 단 한번의 성관계라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질의 향상을 위해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의 성 지식과 교육, 연구가 필요하다. 임신을 원한다면 1회 사정 후 정자 수가 완전히 회복하는 데 5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간격을 조절해야 한다. 욕망과 체력은 일치하지 않는다. 특히 신혼시절에는 성욕이 체력을 능가하는 수가 많다. 따라서 체력 안배도 필요하다.
끝으로, 건강한 여자라면 여자는 섹스 횟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 문제에서는 남자의 책임이 우선이다.
박철희(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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