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대구, 명태 등)의 암컷이 품고 있는 것은 알, 수컷은 곤이다. 이 알과 곤은 주로 뚝배기에 담아 탕을 끓이거나 찜으로 요리한다. 하지만 알과 곤을 전문으로 한 식당은 좀체 찾기 어렵다. 주재료이기보다 부재료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는 대구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미르치과병원 여성 치위생사들이 자주 찾는 단골집으로, 알과 곤을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대체로 여성들은 알과 곤을 즐겨 먹지 않지만 이 식당은 특유의 맛으로 여성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찜이나 탕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부드러우면서도 다소 매운 맛이 여성들의 입맛을 당기는 것. 미르치과병원 치위생사 5명이 15일 점심식사 때 찾은 '손맛 해물 알곤뚝배기'를 찾아가 직접 맛을 봤다.
"찜이 깔끔한데다 적당히 매운 맛이 입맛을 돋웁니다. 탕도 시원하고요."(미르치과병원 정영숙 치위생사) "고단백질에 영양이 풍부해 한 그릇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합니다. 알곤 파전도 별미랍니다."(천진은 치위생사)
미르치과병원 치위생사들은 매주 찾는 '손맛 해물 알곤뚝배기'의 맛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함께 온 민윤정'장현정'김동주 치위생사도 "여성들은 보통 매운 맛을 좋아하는데 이곳은 맛뿐만 아니라 영양이 가미돼 자주 찾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5명은 점심 식사임에도 불구, 찜과 탕을 모두 시켜 30여분 만에 푸짐한 식탁을 빈그릇만 남게 만들었다.
주인이 말하는 맛의 비결은 뭘까. 한식집, 분식점 등 식당 경력 20년의 주인 이영숙(52'여)씨는 의외로 콩나물이 맛을 내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콩나물을 아주 센 불에 익히면 화로에서 타는 듯한 불향이 콩나물에서 살짝 나는데 이것이 찜에 들어가면 특유의 맛을 낸다는 것. 그러면서 더 이상 조리 방법상의 문제는 묻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미리 선을 그었다.
주재료인 알과 곤은 대구 칠성시장이나 매천시장에서 냉동된 상태로 들어온다. 더 신선한 생물 상태로 들여오는 건 도저히 가격 수지를 맞출 수 없어 불가능하다.
이씨는 "우리집의 특징이라면 한꺼번에 육지와 해물에서 나는 음식을 다 맛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식성에 따라 알곤과 생삼겹, 알곤과 쭈꾸미, 알곤과 등갈비 등 다양한 메뉴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울산 강동에서 공수해 온 멸치 젓갈로 담근 맛깔난 김치를 비롯해 직접 만든 계란찜, 청양고추지, 배추 깻잎 무침, 무우청 겉저리 등 깔끔한 반찬 5, 6가지도 일일이 소개했다.
맛을 내는 데 빼놓지 않는 건 청양고추. 좋은 고추는 양념에 맛을 더해 주고 매콤한 맛을 배가시켜 준다는 게 이씨의 설명. 남편인 김휘율(60) 사장은 "알과 곤을 재료로 충분히 맛난 요리를 완성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가격대가 7, 8천원이라 조금 비싸지만 그만큼 영양과 맛이 있다"고 자신했다.
이집의 주메뉴인 해물'생삽겹'쭈꾸미 알곤찜은 커플 세트 2만1천원, 중짜 3만3천원, 대짜 4만5천원이며 가장 비싼 등(뼈)갈비 알곤찜은 커플 세트 2만5천원, 중짜 3만7천원, 대짜 4만9천원이다. 별미인 알곤파전은 8천원이다. 포장도 가능하다. 053)252-3588.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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