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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환경과 '셉테드'…환경설계 통한 범죄예방

1982년 미국 범죄학자 제이스 월슨과 조지 켈링은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발표했다. 동네에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사람들은 '그래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해 거칠게 행동하게 되고 결국 도시 범죄가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이후 뉴욕시는 지하철에 쓰인 지저분한 낙서를 지우고 쓰레기를 치웠으며 교통신호 위반 등 경범죄를 철저하게 단속했다. 그 결과 뉴욕의 범죄 발생률은 현격히 줄어들었다. 이는 도시의 환경이 사람들의 정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다.

셉테드는 도시 설계와 범죄의 관계를 연구하면서 등장했다. 미국의 도시설계학자 레이 제프리가 1971년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CPTED)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소개한 개념이다.

셉테드는 1980년대 미국과 영국, 일본 등지에 정착됐다. 영국에서는 1998년 '범죄와 무질서법'에 의해 구체화됐는데, 1999년 요크셔 지역에서 셉테드를 도입한 주택의 경우 그렇지 않은 일반 주택에 비해 침입절도 피해율이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외국 사례에서 보듯 셉테드가 절도나 노상 강도 예방에는 적잖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는 이 개념이 도입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야 주목하기 시작했다.

전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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