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관음증을 소재로 한 작품이자 현존하는 모든 스릴러의 원조급 영화다. 한정된 공간과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상의 작은 소재로 탄생된 스릴러의 걸작이다.
사진 작가인 제프리(제임스 스튜어트 분)는 레이싱카를 촬영하던 도중 다리를 다쳐 한여름에 후텁지근하고 좁은 아파트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 간호사와 애인 리사(그레이스 켈리 분)가 방문하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혼자 있어야만 하는 무료함은 어쩔 수 없다. 제프리스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웃들을 관찰하기 시작하고 각각의 특이한 점을 살려 별명까지 지어가며 훔쳐보기를 즐긴다.
상상 속의 구혼자와 근사한 저녁을 먹는 노처녀, 자식이 없어 애완견에 모든 사랑과 애정을 쏟는 중년 부부, 하루 종일 커튼 뒤에서 사랑을 나누는 신혼 부부, 항상 속옷 바람으로 춤 연습을 하는 댄서, 싸움이 끊이지 않은 보석 판매원 부부 등 그의 아파트엔 다양한 인간 군상이 모여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제프리는 보석 판매원 부부의 행동에서 이상한 점을 간파한다. 아내는 보이지 않고 남편은 한밤중에 외출을 하면서 범죄에나 사용했을 법한 물건들을 지니고 있다. 급기야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살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고 결국 아는 형사에게 연락을 취한다.
제목 그대로 창 너머 다른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관음증이라는 인간의 은밀한 욕망과 본능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관음증의 핵심은 나는 보는데 상대방은 그 시선을 모르는 데 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제프리가 이웃 사람들의 행동을 훔쳐보면서 느끼는 재미와 한 남자의 수상한 행동을 보면서 느끼는 호기심을 관객들도 똑같이 느끼게 해준다. 감독은 이런 독특한 영화 기술로 관객들에게 훔쳐보기를 간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관음증은 누구나 갖고 있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작품은 히치콕 감독이 직접 출연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어디선가 슬쩍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리는 대머리 히치콕 감독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1954년작, 방송 시간 112분. 24일 오후 11시에는 히치콕의 또 다른 명품 영화 '싸이코'가 방영된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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