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서산단, 고부가가치 첨단단지로 탈바꿈

대구 달서구 성서1차산업단지 A업체. 가동한 지 20년이 지나면서 시설이 노후화돼 공장을 증축하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다. 영세업체로는 감당하기 힘든 '땅값'도 문제지만 산업단지 역시 오래돼 마음에 쏙 드는 땅이 없기 때문. 이 업체처럼 성서1차단지에만 20년이 경과해 공장 신·증축이 필요한 업체가 800여 곳에 이른다. 이는 성서단지 전체 입주기업 2천192개사의 36.5%다.

성서1차단지에서 기계금속업을 하고 있는 B업체는 단지 내부도로가 너무 협소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공장 내 주차공간과 공공주차장이 부족해 밖으로 빠져나온 주차차량이 공단 도로를 가득 메워버려 물건을 싣고 나르는 화물차량의 진입이 힘든 것. 이 업체 관계자는 "성서1차단지가 조성된 지 20년이 넘어 재정비를 통해 단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구경제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는 성서산업단지를 재정비, 고부가가치 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조성된 지 20년이 넘은 성서1차산단 경우 기반시설의 부족과 노후화, 무분별·무계획적으로 들어선 업종 배치, 생산기능 중심의 취약한 산단 환경 등으로 인해 단지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대구시는 성서1차·검단·염색 등 그동안 지역 경제를 이끌었던 일반산업단지에 대한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최근 관련 연구과제를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했다. 시는 6월쯤 최종보고서가 나오면 정부에 구조고도화 당위성과 필요성을 제안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가 국가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에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일반산업단지도 포함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구시는 또 23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21세기 낙동포럼'을 열고 대구경북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초청된 산업연구원 홍진기 산업입지팀장은 "그동안 국가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전국의 일반산업단지가 대부분 기반시설 노후화와 효율적 기업지원시설 부족 등으로 인해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구의 성서산업단지도 이제는 단지별 차별화, 기존 업종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구조개선, 토지이용 효율화 등을 통한 구조고도화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대구시 성웅경 산업입지과장은 "성서산단 등 지역 일반산업단지의 구조고도화를 통해 단순한 생산기능 업종에서 첨단업종으로 재개편하고 입주기업의 관리지원 강화, 기반시설 및 근로자 생활환경 개선 등으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며, "중앙정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노후화라는 병을 앓고 있는 지역 일반산단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단지로 환골탈태해 지역경제에 상당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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