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우리가 잃은 게 과연 천안함뿐인지 생각해볼 때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이 25일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어뢰 등 수중 무기에 의한 비접촉 폭발에 의해 천안함이 격침된 것"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외부 원인에 의한 침몰이라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지난 한 달간 온갖 억측과 괴담이 난무하고 북측이 발뺌해도 진실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호주 등 외국 전문가들이 참여해 내린 1차 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신뢰성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군 당국은 천안함을 타격한 무기가 어떤 것인지는 금속 파편을 수거해 성분 분석을 하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해 정밀 조사와 시뮬레이션 등 과학적 분석을 거치면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것은 시간 문제다.

어저께 수도권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62.6%가 북한이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25일 정운찬 총리의 대국민 담화에는 북한과 연관된 용어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확실한 물증과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유보하겠다는 뜻이다. 더디지만 신중하고 객관적인 조사와 분석이 오차를 크게 줄일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적절한 접근법이라 하겠다.

지금은 1차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다 정밀한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는 데 총력을 모아야 할 때다. 무엇보다 지난 한 달간 우리 사회를 들끓게 했던 불신의 소용돌이를 더 이상 부추겨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가 잃은 것이 과연 천안함뿐인지 곰곰이 되짚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무조건 불신하고 비판하는 사회 분위기가 내부 분열을 초래하고 결국 국가 안보를 취약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곱씹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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