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야당·환경단체가 낙동강 달성보 공사 과정에서 나온 퇴적토의 '중금속 오염'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과 환경단체가 이달 20일 달성보 상류 구간 퇴적토 분석 결과 중금속 함유량이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의 기준치를 넘어섰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토양 오염 기준치 밑이라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양측은 첨예한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자 결국 공동 오염조사단을 꾸려 진실을 가리기로 했다.
26일 찾은 4대강 사업 낙동강 달성보 공사(전체 구간 38㎞) 현장에는 준설 작업 과정에서 나온 퇴적토 더미가 강변 군데군데 쌓여 있었다. 검은빛을 띤 퇴적토는 덩어리째 뭉쳐져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고 속에는 콘크리트처럼 회색빛을 띤 부분도 눈에 띄었다.
민주당과 낙동강지키기대구경북대책위원회 등 환경단체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몸속에서 신장기능을 떨어뜨리는 카드뮴 수치가 2.19㎎/㎏로 나타나 미국 해양대기관리청의 기준치(1.2㎎/㎏)를 훨씬 초과했고, 비소와 니켈 등의 중금속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퇴적토가 농경지 지반을 높이는 데 재사용되고 있어 주변 농작물을 오염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낙동강지키기대구경북대책위 류승원 공동대표는 "1980년대 염색공단 등에서 흘러나온 산업폐기물과 생활하수가 여과 없이 강바닥에 쌓여 시커먼 퇴적토가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준설로 인해 강바닥에 남은 퇴적토는 수중생태계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미국해양대기관리청 기준은 국제법상 참고 수준에 불과할 뿐 오염도 판단을 위한 법적 기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2월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이 현장에서 채취한 퇴적토 시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카드뮴 0.033㎎/㎏(기준치 4㎎/㎏), 구리 20㎎/㎏(500㎎/㎏), 비소 8.5㎎/㎏(25㎎/㎏), 니켈 22㎎/㎏(100㎎/㎏)이 모두 소량 검출돼 환경단체 조사결과보다 훨씬 낮았다는 것.
추진본부 관계자는 "토양 색깔과 중금속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자연 상태로 흐르는 물에서는 중금속이 녹아들지 않는다"며 "국립환경연구원 등이 토양 오염 여부를 조사해 왔지만 중금속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조사를 벌여 달성보 퇴적토의 중금속 오염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시료 채취 지점을 선정하고 공동 조사기관을 선정해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달성보의 검은 퇴적토의 분석 결과(단위 ㎎/㎏)
항목/토양오염우려 기준(국내전답 기준)/대구보건환경연구원 조사결과/민주당·환경단체 등 조사결과/미국해양대기관리청 기준
카드뮴/4/0.033/2.191/1.2
비소/25/8.5/8.893/8.2
수은/4/0.016/불검출/0.15
니켈/100/22/21.53/20.9
6가크롬/5/1.5/2.14/기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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