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외계 생명체

외계 생명체는 늘 관심사였다. 영화와 소설의 단골 소재였고, 밝혀지지 않은 지구의 일부 과거 문명에 대한 외계인 관여 주장도 있다. 지금도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봤다거나 외계인과 만났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들의 모습은 상상력에 의존한다. 일부 작품을 예외로 한다면 우리 눈에 비치는 외계 생명체는 흉측하다. 머리만 비대하거나 연체동물이나 파충류에 가깝다. '바디 스내처의 침공'이나 '더 싱' '에일리언' 등은 인간의 몸을 숙주로 해 번식하는 외계 생명체를 그려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들의 존재와 출현은 지구의 종말과 연관돼 있다. 협조적인 동반자가 아니라 적대적이다. 상상할 수 없는 과학적 발전을 이뤘지만 자신들의 행성에서 더 이상 살 수가 없게 되자 지구를 침략한다는 내용이다. 끝내는 영웅이 나타나 지구를 구한다는 전개지만 '바디 스내처의 침공'은 지구가 정복되는 암울한 결말을 내고 있다.

요즘 외계 생명체 관련 이야기가 새롭게 화제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외계 생명체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천억 개의 은하계가 존재하는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그 중에는 매우 진화한 종이 있어 지구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섬뜩하고, 믿기 싫지만 호킹의 주장이니 섣불리 듣기가 쉽지 않다.

우루과이의 한 상업영화 감독이 35만 원을 들여 만든 5분짜리 외계 생명체의 지구 침공 영화가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도 있다. 이 감독은 외계 로봇이 지구를 침략하는 줄거리의 소품 '패닉 어택'(Panic Attack)을 유튜브에 올렸다. 그 뒤, 한 달도 안 돼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아 350억 원대의 영화 연출을 맡기로 계약했다는 것이다.

'신비함'을 콘셉트로 마니아의 인기를 끌었던 캐나다의 록그룹 클라투(Klaatu)는 1976년 '행성 간 우주선 탑승자는 응답하라'(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라는 곡을 발표했다. '오랫동안 지구를 지켜봐 온 당신을 만나고 싶다. 우리는 친구'라는 노랫말이지만, 어느 날, 그들이 실제로 응답해 온다면 어떨까? 공생의 동반자이든, 침략자이든 간에 큰 혼란을 일으킬 것임은 분명할 것 같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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