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 "새 희망 일굴게요"

중소기업에 121명 채용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에 참석한 각 기관·단체장들이 출소예정자들의 취업을 기원하며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에 참석한 각 기관·단체장들이 출소예정자들의 취업을 기원하며 '취업 희망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다. 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에서 새 삶을 살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서 또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뜻있는 중소기업들이 저희에게 취업 기회를 줘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어요."

절도죄로 두 차례나 교도소에서 복역을 하며 출소 2개월여를 앞두고 있는 김성복(가명·47·안동교도소)씨는 27일 대구지방교정청이 출소 예정자들의 성공적 사회 복귀와 재범 방지를 위해 마련한 '제2회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에서 가슴 벅찬 경험을 했다. 이날 심층 면접을 통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대구의 한 중소기업에 취업이 됐기 때문이다.

수감생활 중 부인과 이혼했고 앞으로 노부모와 중학교에 다니는 딸을 부양해야 하는 김씨로서는 비록 적은 월급이지만 출소 후 일자리를 구해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뿌듯하다. 김씨는 "늦은 나이지만 자동차 정비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사회에 나가 다시는 손가락질 받지 않는 가장으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찾았다"고 말했다.

교정시설이 밀집된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청송교정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는 매일신문사 이창영 사장을 비롯해 박영길 대구지방교정청장, 황교안 대구고검장, 박은재 대구지검 의성지청장, 한동수 청송군수, 최석환 청송경찰서장 등 관계 기관·단체장들이 참석해 출소자들의 취업을 기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법무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1사(社) 1우(友) 운동'(1기업체 1수형자 채용)에 가입된 전국의 200여개 기업체와 각 지역 우량 중소기업체가 참가해 취업 희망 출소예정자들에 대해 현장 채용 면접 행사를 가졌다. 구인 업체들의 현장 면접 등을 통해 121명이 채용됐다.

취업박람회에는 대구지방교정청 관내 교정시설 출소예정자 160여명이 참가했으며 직접 면접과 원격화상면접을 통해 취업·창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화정산업 김중건 대표는 "출소자들이 취업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자립하겠다는 의지"라며 "본인의 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이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공장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와 함께 기획행사로 열린 2010년도 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는 대구교도소 김범수씨가 최우수상, 부산교도소 손영수씨가 우수상, 마산교도소 이성문씨가 장려상을 받았고, 법무부 장관상은 청송교도소 취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오갑 위원이 받았다. 대구지방교정청 직업훈련과 윤성재 교감은 "취업박람회는 출소 예정자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출소 후 직업을 갖지 못해 재범하는 것을 예방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매년 행사를 열어 재소자 취업 지원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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