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천안함 46인의 용사를 보냅니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야 사람이 간여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오늘의 이별이 하늘의 뜻도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만 짊어진 멍에인지도 모릅니다.
경제개발과 민주화에 성공한 뒤로 우리는 좋은 날들을 보냈습니다. 우리는 자주 웃었고, 크게 환호했습니다. 사람살이에 우여곡절이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한바탕 소리 내어 웃고 잊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자주 웃고, 크게 환호하느라 우리는 마땅히 바라보아야 할 진실을 외면했습니다. 불편했기에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천안함 46인의 용사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쳐다볼 것을 요구합니다.
그날,
46인의 젊은 용사들이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나던 밤, 나는 가족과 저녁식사를 했고, 어린 자식의 숙제를 봐주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웃음소리에 귀 기울이느라 다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날 내 가족의 평화가 천안함 46인의 희생 위에 있었음을 이제 압니다. 오늘 먼 길 떠나는 천안함 용사들의 뒷모습은, 평화와 헌신이 한 가지에 핀 꽃잎임을 알게 합니다.
용사여, 부디 안녕히 가십시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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