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봄 추위가 심술궂다. 28일 대구의 4월 하순 최고기온이 41년 만에 10℃ 아래로 떨어졌고 28·29일 이틀 연속 대구경북에 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종잡을 수 없는 봄철 이상저온 현상이 5월 상순까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28일 팔공산에는 진눈깨비가 날렸다. 이달 14일 갑작스레 눈이 내려 1963년 4월 9일 이후 47년 만에 가장 늦게 내린 봄철 눈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보름도 안 돼 봄철 눈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대구 낮 최고기온은 9.3도를 기록해 기상 관측 이래 역대 4월 하순 최고 기온으로는 1969년 4월 25일 8.9도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29일에도 쌀쌀한 날씨가 계속됐다. 봉화와 영주의 최저기온이 2.1도, 4.1도에 그쳤고 대구도 6.2도에 머무는 등 평년보다 4, 5도 낮았다. 특히 김천과 성주에는 새벽 한때 0.5㎜의 눈이 내리기도 했다.
다른 기후조건도 변덕스럽다. 3월 1일부터 4월 20일까지 대구의 일조시간은 228.5시간으로 1909년 이래 가장 적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봄의 이상 날씨는 지난 1월 우리나라에 한파를 몰고 온 대륙고기압 세력이 봄철까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륙고기압 발생지인 시베리아 대륙이 지난해 11월부터 눈으로 두텁게 덮인 뒤 이 눈이 햇빛을 반사해, 지면 온도가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는 것.
게다가 차가운 성질의 대륙고기압 세력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우리나라로 확장해, 저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그 사이 저기압이 한반도를 종종 통과하면서 눈과 비가 자주 내렸다.
기상청은 얄궂은 봄 날씨가 5월 상순까지 이어지다 중순 이후 평년과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경북의 경우 5월 상순 평균기온은 평년(15~17도)과 비슷하겠으나 강수량은 평년(24~33㎜)보다 다소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29일과 30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18, 20도에 머물러 평년보다 5도가량 낮겠으나 5월 1일에는 23도로 오르는 등 주말 오후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역대 낮 최고 기온 순위(낮은 순)
순위/년월일/온도
1위/1969년 4월25일/8.9℃
2위/2010년 4월28일/9.3℃
3위/1016년 4월21일/11.4℃
4위/1965년 4월29일/11.5℃
5위/1934년 4월30일/11.6℃
◇대구 봄철(3월1~4월20일) 일조시간
순위/년/시간
1위/2010년/228.5시간/
2위/1992년/258.7시간/
3위/1955년/263.0시간/
4위/1911년/273.3시간/
5위/1963년/275.6시간/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