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7)알리앙스예식장 '두근반 세근반'

직접 골라먹는 고기, 입맛 당기는 장아찌

죽전네거리에 위치한 15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의 전통 있는 예식장 알리앙스(Alliance). 직원 60여명의 소중한 일터이기도 하다. 이들이 자주 찾는 단골집은 어딜까? 오래 된 직장이다 보니 그때그때 가는 곳도 다르다. 하지만 요즘 가장 자주 가는 곳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달서구 본리동에 있는 '두근반 세근반'으로 안내했다.

'두근반 세근반'이라는 상호부터 예사롭지 않다. 가슴이 콩닥콩닥거릴 때 '두근반 세근반'이라는 표현을 흔히 쓰지만 "소고기 두근반 주세요. 아니 세근반 주세요"라는 말이 떠올라 확인했더니 역시 정통 고깃집이었다. 고깃집의 어떤 맛이 알리앙스 직원들의 입맛을 끌어당길까 궁금했다. '두근반 세근반' 심정으로 우리 직장 단골집 시리즈 일곱번째 식당을 찾아갔다.

도착 즉시 주인에게 자랑하는 음식과 비법을 물어 세 가지를 들을 수 있었다. 첫째는 한우 1+, 1++ 등급, 지리산 흑돼지 등 품질 좋은 고기만 구입하는 것. 나호섭(43) 사장은 대구 서구 이현동에 ㈜미트프라임 푸드 시스템 가공공장을 운영하면서 좋은 고기만을 엄선해 이 식당에 공급하고 있었다.

둘째는 여섯 가지 종류의 장아찌류인데, 전국 유명 산지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1년치 먹을거리를 한꺼번에 담가둔다. 산지 가격이 쌀 때와 비쌀 때가 최고 10배 이상 차이 나기 때문에 1년 내내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장아찌류를 먹으려면 이런 방법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를테면 명이나물은 울릉도에서, 방풍나물은 포항에서, 곰치는 강원도 양구, 미나리는 가창에서 차떼기로 일괄 구매하는 형식이다.

셋째는 고기 맛을 마지막으로 좌우하는 소스의 차이다.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는 겨자소스로, 맛의 비결은 1년 정도 묵은 청양고추를 갈아서 톡 쏘는 맛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두근반 세근반'을 운영하는 정공법인데, 손님들을 확실하게 잡아두는 유혹은 한 가지가 더 있다. 지역의 유명 생수를 모든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밥도 생수로 짓는다. 한마디로 '물 좋은 집'이기도 하다.

23일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이곳에 들른 알리앙스 직원들은 직접 선택한 항정살과 한우고기를 조금 맛본 뒤 국밥, 냉면 등 식사류를 주문했다. 점심 식사는 주 1회 이상, 저녁 회식은 월 2, 3회 정도 이곳에서 한다. 이재수(47) 예식영업부장은 "중요한 고객들을 대접해야 할 때 이집에 오면 다들 만족감을 표시한다"며 "영양이 부족하다 싶을 때 직원들의 저녁 회식장소로도 최고"라고 말했다.

원용진(37) 식음영업과장은 "밥 먹기 전과 밥 먹고 난 후 마시는 물이 다른 식당과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며 "비싼 물을 직접 사서 고객에게 내놓으니 더 신뢰가 간다"고 했다. 예약실 여직원 이가미(29)'정상은(28)씨는 "고기를 직접 골라 먹을 수 있어 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좋고 울릉도 명이나물을 비롯해 각종 장아찌류가 입맛을 당긴다"고 했다.

나 사장은 "점심 메뉴가 싸고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조금 떨어진 죽전네거리 쪽에서도 많이 찾아온다"며 "마진을 적게 남기더라도 손님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고기와 반찬, 확실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성공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053)522-7701.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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