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이 습관 바로잡으려면 배워야죠"

'자기주도학습 코칭 과정' 수강

"지금까지 이해되지 않았던 아이의 행동을 이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젠 함께 노력하며 공부와 고민에 대해 이야기도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사교육 없이도 아이에게 적절한 공부를 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 공부에 흥미를 느끼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다면 엄마로선 못할 일이 없죠." "이젠 내 아이 공부 습관 내가 고쳐볼 거예요. 진로와 진학 문제에 대한 토론도 하고요. 그러려면 저도 공부를 더 해야겠어요."

이달 22일 낮 12시 대구 중앙도서관 시청각실. 두달에 걸쳐 '자기주도학습 코칭 과정'을 수강한 30여명의 엄마들이 수료증을 받으며 밝은 얼굴로 소감을 나누고 있었다. 일주일에 하루씩이었지만 3시간씩 앉아서 강의를 듣는 게 힘들었을 법한데도 이들은 대부분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자기주도학습 코칭 전문가 과정'을 수강하겠다는 열의가 가득했다.

늘어나는 사교육비, 어려워지는 고교'대학입시에 대비하는 최선의 방안으로 학부모 학습코칭이 떠오르고 있다. 학부모가 자녀의 등하교와 학원 통학에만 신경 쓰면 되던 시절은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학생의 학습 습관이나 장'단점, 특기나 적성 등을 고려해 최선의 학원과 강사를 찾고, 사후 평가해 수강 여부를 결정하는 정도의 뒷바라지는 필수가 됐다. 게다가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해 갈수록 복잡해지는 입시제도를 분석해 자녀의 적성과 가족의 희망에 가장 부합하는 전형을 준비하는 일에도 부모의 몫이 상당 부분이다.

학부모 학습코칭은 이 같은 상황을 정면돌파하면서 아예 자녀에게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들이는 역할까지 부모가 자청하는 형태다. 얼핏 보기에는 보통의 학부모에게 대단히 어려운 것 같지만 공'사교육에 대한 불신과 실망을 겪어본 학부모들의 입장에선 최선의 방안으로 받아들여진다. 중앙도서관이 입문 과정에 이어 전문가 과정까지 개설하는 이유도 이 같은 학부모들의 의지와 사회적 필요에 부응한 것이다.

신종원 중앙도서관장은 "자녀의 공부를 학교나 학원에 맡기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자녀의 꿈을 실현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어렵다는 생각에 어렵사리 강좌를 개설했다"며 "학습코칭은 학부모에게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자녀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강생 박정애(40'여)씨는 "막연히 아이 혼자 공부하는 것을 자기주도적 학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강좌를 통해 부모의 적절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아이의 성격과 학습 습관, 장래 희망 등에 대해 직접 점검해보고 적절한 조언까지 고민하다 보니 엄마가 첫 번째 선생님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고 했다.

중앙도서관은 전문가 과정을 끝낸 뒤 수료자들과 함께 다문화가정이나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학습코칭 자원봉사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문의 중앙도서관 열람봉사과. 053)420-2720.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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