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슬람 여성 차도르 블랙직물 생산 '국내 독보적'

25년 한길, 신화섬유공업

신화공업섬유㈜ 이재규(왼쪽부터) 상무와 이상식 사장, 이상칠 부사장이 자사 제품인 차도르용 블랙직물과 자동차용 직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신화공업섬유㈜ 이재규(왼쪽부터) 상무와 이상식 사장, 이상칠 부사장이 자사 제품인 차도르용 블랙직물과 자동차용 직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25년 동안 중동 여성들이 입는 차도르를 만드는 블랙직물을 생산, 전량 수출하는 국내 독보적인 기업이 있다.

신화섬유공업㈜(대표 이상식)은 여성 차도르용 블랙직물 단일 아이템으로 생산량과 품질, 고단가, 바이어 선호도 등에서 국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란, 이라크 등 중동에서는 '코리아 브랜드=신화섬유공업'라고 할 정도로 제품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450억원의 매출액(수출 3천96만달러)을 올리는 등 고속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모든 이슬람여성들에게 차도르를"

차도르는 초경 이후의 이슬람교 여성이 외출할 때 남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기 위해 착용하는 전신을 덮는 망토 형태의 천이다. 이란, 이라크,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 차도르라고 하고, 아랍지역에서는 '아바야'라고 부른다.

1970년대 초부터 섬유기계부속부품을 생산하던 이상식(66) 사장이 섬유 검사원 출신인 부인 이경자 전무와 함께 신화섬유공업사를 창업한 것은 1985년. 대구 성서산업단지에서 직기 24대로 출발한 신화는 창업 초기에는 차도르용 블랙직물 임직을 해 간접 수출을 했다. 당시 블랙직물은 북직기(셔틀직기) 설비로만 생산해 낼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불교 신자로서 종교에 관심이 많았던 이 사장은 평소 중동국가의 종교의식 때 입는 차도르를 눈여겨봤다. 마침 대기업의 직원으로 중동에 진출했던 지인이 블랙직물 직수출을 권했고, 현지 판매망도 알선해줬다.

1999년 신화섬유공업㈜으로 법인을 만들고 현지 지사를 설립해 직수출을 시작했다. 바이어들마다 다른 요구사항들을 수용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수출에도 자신이 있었다. 품질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원사 선택에서부터 준비공정, 맞춤형 제직공정, 2차례의 염색공정을 철저하게 관리해 오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1999년 500만달러어치를 첫 직수출했다.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해 2002년 1천300만달러 수출을 기록, 그해 제39회 무역의 날에 회사는 1천만불 수출탑을, 이상식 사장은 동탑산업훈장을, 이경자 전무는 산업포장을 받는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기업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끊임 없는 연구개발로 제품의 질과 기능성을 높여 차별화된 제품을 계속해서 생산, 매출 신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450억원의 매출을 전액 수출로 달성했다. 전년 대비 36% 성장을 했다.

이상칠 부사장은 "우리 회사에서 생산한 블랙직물을 한 번 구입해 본 바이어와 소비자들은 만족도가 매우 높다"면서 "실크 같은 부드러운 감촉과 가벼움, 진한 검은 색상(심색성) 등에 큰 매력을 느끼고 계속해서 구입하게 된다"고 자랑했다.

차도르 분야에서는 일본 제품이 단연 최고다. 하지만 신화섬유공업은 틈새시장을 노리고 품질의 차별성과 고급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현지 중산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품질은 뛰어나면서 가격은 일본의 60% 정도 수준이다.

그렇다고 자만하지 않았다. 자체 기업부설연구소에서 2008년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공동으로 '다층 나선사를 활용한 난반사 직물개발'을 완료했다. 난반사를 증가시켜 직물의 검은색을 더욱 검게하는 심색성을 크게 개선시킨 이 기술은 현재 수출하고 있는 아이템에 적용하고 있다.

야드당 120∼150g 정도의 가볍고 탄력있는 블랙직물들 중 신화의 자카드와 도비 블랙직물은 중동여성들에게 최고의 아이템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신화만의 차별성을 꾀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혼합해 만든 직물을 생산, 여성 수요자의 패션성과 감성을 자극하며 중동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업체가 중동시장으로 수출하는 블랙직물은 연간 2천400만야드. 차도르 한 벌에 5야드 정도 블랙직물이 들어가므로 800만벌 분량이다. 이재규 상무는 "약 8억명의 이슬람교도들 중 차도르를 입는 6천여만명이 1벌의 차도르를 입을 경우 3억야드 정도가 필요하다.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산업용 섬유에 대한 도전장을 내다

이 회사는 2008년 국책과제 기업부설연구소 설치 지원사업 전국 경진에서 선정된 22개 업체 중 섬유업체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그해 4월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건물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 입주했다. 이곳에는 6명의 연구원들이 차도르용 블랙직물의 신제품 개발과 산업용 섬유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산업용 섬유 분야에서는 2008년부터 3년간 국비와 자부담 등 20여억원을 투입해 2건의 자동차용 벨트(구동벨트, 안전벨트) 직물류 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구동벨트 과제는 현재 전량 일본에서 수입(2조원 추정)해 쓰는 것을 국산화하는 것으로, 현재 동일고무벨트㈜와 연계해 고무, 접착제(수지)와 혼합해 안전성이 뛰어난 최종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안전벨트는 항균과 땀·담배 냄새 등이 배지 않고 다양한 색상의 패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시제품 개발을 끝냈다. 이들 시제품들은 현재 신뢰성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자동차용 섬유는 신화를 제2의 도약으로 이끌 주도 아이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블랙직물은 더욱 기능성을 강화하고, 올해 달성2차 산업단지에 산업용 섬유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준공, 가동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 회사를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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