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고가 경기흐름 바꾼다" 주의보

대구FC, 벌써 28개 기록…경고 누적 퇴장땐 팽팽하던 경기에 찬물

프로축구 2010 K-리그의 '키워드' 중 하나는 '경고'다. 경고 누적에 따른 퇴장·결장으로 팀 전력이 들쭉날쭉하면서 경기 결과가 바뀌고 있는 것. 올 시즌 경기 시간을 '5분 더' 늘리고 보다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심판들이 이전 시즌에 비해 엄격·과감하게 반칙 기준을 적용하면서 경기마다 경고가 속출, 팀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5일 당시 1, 2위를 달리던 FC서울과 경남FC의 맞대결에서 팽팽하던 경기가 경남으로 기운 것은 서울의 하대성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부터다. 경남은 수적 우위를 앞세운 공격으로 1대0으로 승리, 창단 후 처음으로 1위에 등극했다. 대구도 11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레오의 경고 누적 퇴장 이후 결승골을 헌납, 뒤집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30일 현재 K-리그 15개 구단 중 경고가 가장 적은 강원FC는 9경기에서 13개의 경고를 받았다. 반면 울산 현대는 9경기에 33개를 받아 최다 경고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강원은 지난 시즌 28경기에서 받은 30개의 절반에 가까운 경고를 이미 받았고, 울산은 9경기 만에 지난해 28경기에서 받은 경고 52개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8경기를 치른 대구도 28개의 경고를 받아 울산 다음으로 경고가 많다. 지난 시즌(28경기) 63개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대구의 올 시즌 경기당 경고는 평균 3.5개로, 지난 시즌 2.25개에 비해 크게 늘어 '경고 경계령'이 내려졌다.

대구의 경우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경고로 인한 피해가 다른 팀보다 심각하다. 실제 대구는 다음달 2일 오후 2시 40분 대구시민축구장에서 열리는 강원FC와의 경기에 공수의 핵인 조형익과 방대종이 경고누적으로 나란히 출전하지 못해 전력 누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조형익은 올 시즌 3득점으로 팀 내 최다 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고, 방대종은 팀의 주장으로 수비진을 지휘하고 있다. 올 시즌 8경기에 모두 출전한 방대종의 공백을 극복하는 것이 강원전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날 대구는 강원을 제물 삼아 홈 첫승과 중위권 도약을 노린다. 강원은 현재 2승2무5패로, 대구보다 승점 1점 앞서 1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상대 전적에서는 대구가 강원에 2승1무로 앞섰다.

대구 이영진 감독은 "어쩔 수 없는 경고는 그렇다 쳐도 어필 등에 따른 억울한 경고나 불필요한 경고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팀의 전력 손실을 막는 중요한 전략 중 하나가 됐다"며 "이번만큼은 홈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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