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소 100돌 맞은 전국최대 잠업기관 상주'경북도 잠업검사소'

나비·곤충 체험장 개방 '어린이들 천국'

경북도 잠사곤충사업장이 무료 개방되면서 어린이들이 처음보는 누에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경북도 잠사곤충사업장이 무료 개방되면서 어린이들이 처음보는 누에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벌레다! 에그 징그러워." "선생님 난 안 징그러워요. 저 좀 보세요, 전 만질 수 있어요."

상주시 복룡동 경북도 잠사곤충사업소는 요즘 어린이들 천국이다. 이곳에는 요즘은 보기 드문 누에를 직접 만져볼 수 있고, 뽕잎 밥도 주면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

지난달 27일 상주 호산나영재어린이집 어린이들이 단체로 방문했다. 꼬마손님들은 처음 보는 누에를 눈으로 보고 신기해했다. 용감한 남자 어린이들은 꼼지락거리는 누에를 손등에 올려놓고 금세 친구가 된다.

금은애(25) 교사는 "누에를 처음 보기 때문에 대다수의 아이들이 '벌레'라며 무서워한다"며 "징그러워하던 아이들도 자세히 설명해주면 손으로 만져보는 등 금방 적응한다"고 설명했다.

요즘 이곳에는 상주는 물론 구미, 대구에서 손님들이 방문한다. 나비와 곤충 체험장으로 무료 개방하면서 하루 평균 100여명이 방문, 직원들이 갑자기 손님접대로 눈코 뜰 새 없을 정도로 바빠졌다.

전시체험관(390㎡)에 들어서면 수백종류의 나비표본과 장수풍뎅이 등 다양한 갑각류 표본이 눈길을 끈다. 호랑나비, 노랑나비, 사향제비나비, 산호랑나비 등 우리나라 나비는 물론 희귀 외국종 등 30여종을 전시해 눈길을 끈다. 누에표본도 120여종이나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누에고치도 120종이나 보유하고 있다. 한쪽에는 이젠 거의 사라진 베틀과 잠업농기구들이 전시돼 있다. 특이한 것은 이곳에서 직접 누에를 키워볼 수 있도록 개발한 호랑나비와 특이한 누에사육키트를 구입할 수 있다. 누에를 키우며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이 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현장구입과 전화주문, 인터넷(www.cyso.co.kr) 구매 등을 할 수 있다. 나비키트는 2만5천원, 누에키트는 견학 또는 단체구입시 소형 1만원, 대형 2만원이다.

밖으로 나가면 드넓은 식물원이다. 식물원 한가운데는 커다란 망으로 둘러싸인 나비집이 있다. 이곳에는 나비들이 훨훨 날아다니며 방문객들을 맞는다.

안내를 맡은 강옥주(57)씨는 "우리나라 나비들은 우리나라 꽃에만 가는 습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나비들은 특히 산초, 초피, 탱자나무 등 운향과식물(독특한 냄새를 지니고 있는 식물)을 좋아한다. 주변에는 나비들이 좋아하는 운향과식물들이 지천으로 있다. 나비들이 이곳에서 알을 까고 부화하는 등 한해살이를 한다. 이곳에서는 1987년부터 나비를 사육하고 있다. 나비의 고장으로 유명해진 함평의 나비축제도 이곳에서 기술이전을 해줬다. 용인 에버랜드와 서울대공원에도 마찬가지다. 이곳이 나비사육의 원조인 셈이다.

경상북도 농업자원관리원 잠사곤충사업장 조환철 장장은 "1911년 잠업검사소로 발족해 올해 100년째"라며 "명실공히 우리나라 잠업산업을 선도해 농가소득에 기여해온 전국 최대의 잠업기관이라는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장장은 100주년을 기념해 이달 4일부터 이틀간 '나비와 곤충 한마당' 행사를 연다. 오카리나 연주 및 호랑나비 100마리를 날리는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잠사곤충사업장은 9월 말까지 유용곤충 및 야생화전시체험관을 운영한다. 전시체험은 평일 오전 9시~오후 5시이다.

상주·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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