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일요일까지 과외·학원수강, 의욕상실 부를수도

입시 승부처 '여름' 잘 보내려면

신입생 유치만을 염두에 둔 대학들의 갑작스런 전형과목 변경이 수험생과 학교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대학들은 '언수외+탐구', 즉 3+1의 전형 틀을 유지하면서 탐구는 4과목에서 2과목을 반영해 왔다. 지난해까지 서울대는 4과목을 반영했으며 연세대 고려대 등 수도권 명문대학들과 지역의 경북대 등은 3과목을 반영해 왔고 2010학년도 입시에서도 그대로 적용한다고 발표 했다.

그런데 연세대가 갑자기 탐구 영역을 2과목 반영하겠다고 발표하자, 신입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수도권 대부분 상위권 대학들이 등달아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수험생과 교육현장이 혼란에 빠졌다.(표)

수능을 6개월 앞두고 지난해 11월 말 발표한 전형계획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지역에서는 영남대가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였고 경북대는 원래 계획대로 3과목을 반영한다. 대부분 나머지 지역 대학들도 원래 계획대로 2과목을 반영해 지역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의 혼란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수능 반영 과목 수 축소는 올해 처음 있는 현상"이라면서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심의가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립대들의 잇단 반영 과목 축소 움직임은 '따라하기'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수 학생 유치에 뒤지지 않으려는 경쟁 심리가 발동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지난달 입시설명회에서 3과목 반영 방침을 유지한다고 밝히고는 이달 초 2과목으로 줄인다는 전형계획을 홈페이지에 올린 대학도 있을 정도다.

수험생 입장에서 볼 때 대학이 정시에서 수능 탐구영역 반영 과목 수를 줄이는 것은 중대한 전형계획 변경의 하나다. 게다가 수능 수개월을 앞두고 전형계획을 바꾸는 것은 수험생에게 큰 혼란을 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반영 과목 축소는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에 지금 바꾸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으나 그동안 탐구영역을 충실히 공부해왔거나 탐구영역에 자신이 있는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구의 한 고3 지도교사는 "탐구 3과목 반영을 기준으로 교과 이수 계획을 수립했는데, 중간에 과목을 줄이는 바람에 어느 과목을 줄이고 어떻게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3과목을 기준으로 계속 수업을 하자니 학생들의 호응도가 낮고 과목을 줄이자니 각 교과 담당 선생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참으로 어렵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대구경북지역의 수험생들 중에는 " 수도권 중상위권 대학과 경북대를 복수 지원하고자 하는데 3과목을 공부하자니 부담스럽고 2과목만 하자니 뭔가 선택의 여지를 줄이는 것 같아 답답하다. 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잘 나오는 과목이 달라서 어느 과목을 포기해야할지도 모르겠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서울대, 연고대 등 최상위권학과에 지망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4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외의 학생들도 3과목을 공부해야 대학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과목을 줄이고자 하는 학생들도 8월 이후에 최종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탐구과목이 줄어들면서 언어 수학 외국어의 비중은 훨씬 커지게 되었다. 그러나 줄어든 탐구 과목에서 고득점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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