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막하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할 한국 축구대표선수 23명이 1일 확정됐다.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 박주영'이동국'오범석과 부상으로 아쉽게 최종 엔트리에서 빠진 곽태휘 등 대구'경북 출신 선수들의 축구 인생을 조명해본다.
한국 부동의 공격수 박주영
대구 출신인 박주영(25'AS모나코)은 '허정무호' 최고의 스트라이커이다. 박주영은 대구 반야월초교-청구중-청구고-고려대-FC서울-AS모나코를 거치면서 항상 최고였다. 그는 눈부신 기량으로 '축구천재'란 애칭까지 얻으며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으로 이어지는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고 있다.
박주영이 축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반야월초교 4학년 때다. 반 대항 축구경기를 하다 축구부 시덕준 감독의 눈에 띄어 선수로 발탁됐다. 시 감독은 "기본기가 있어 보였고 운동신경도 뛰어나 보는 순간 유망주로 확신했다"고 했다. 또 시 감독은 "주영이는 순발력과 돌파력, 드리블, 패스, 볼 컨트롤, 점프력, 공간 활용 능력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며 "프랑스 진출 후 시야와 몸싸움이 더욱 좋아진 만큼 남아공 월드컵에서 멋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초교 시절, 축구하는 것을 반대하는 부모 몰래 축구부에 들어 공 차는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이후 청구고 시절 33경기에서 47골을 기록하며 각종 대회에서 득점왕에 올랐고, 2005년 카타르 8개국 청소년대회에선 4경기에서 9골을 뽑아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FC서울에 입단한 2005년엔 30경기에서 18골을 기록, K-리그 사상 첫 만장일치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2008년 프랑스 진출 후에는 덩치 큰 외국선수들과 맞서면서 약점으로 지적된 몸싸움을 극복했고, 큰 경기에 대한 부담과 중압감, 두려움을 떨쳐냈다. 박주영은 모나코의 붙박이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면서 주목받은 후 한국 대표팀에서도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자리 잡았다. 한국 대표팀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을 절대적으로 신뢰, 이번 월드컵에서 그를 중심으로 한 원톱 또는 투톱 전형을 짜고 있다.
시련의 시간도 있었다. 첫 출전한 2006년 독일 월드컵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히든카드'로 선발 출장했지만 무득점에 결승골을 헌납하는 반칙을 허용, 축구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독일 월드컵 후에는 슬럼프에 빠져 2007년에는 '박주영 시대가 끝났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2008년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때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아 맹활약하면서 부활했다. 올해는 허벅지 부상으로 조기에 프랑스 리그에서 하차하며 부상 악몽에 시달렸다.
허정무 감독은 "프로 데뷔 2년차 때부터 침체기를 겪었고 논란도 일었지만 천재성과 슈퍼스타의 자질을 확신했기 때문에 꾸준히 '위축되지 마라'고 충고하며 출전 기회를 줬고, 그 기대에 부응했다"며 "지금은 자신감, 체력, 몸싸움, 움직임, 볼 컨트롤 등 모든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IQ 150의 좋은 머리에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끊임없는 연습으로 두번째 월드컵 본선에서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청구고 시절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떠났고, 고려대 시절에는 새벽마다 운동을 거르지 않아 '연습벌레'란 별명을 얻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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