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축구전쟁, 게임시장서 먼저 달아오르다

2010 월드컵 특수 겨냥

지구촌 최대의 축제 2010 남아공월드컵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6·2지방선거 여파로 어느 대회 때보다 열기가 주춤한 편. 하지만 게임 세상은 이미 축구 전쟁에 돌입했다.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게임들이 온라인, 콘솔, 모바일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인의 밤잠을 설치게 할 스포츠 축제를 게임에서 먼저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

◆피파 vs 위닝

세계 축구 게임 시장은 EA스포츠가 매년 출시하는 축구 게임인 '피파 시리즈'와 코나미의 '위닝일레븐 시리즈'로 양분된다. 대체로 사실적이고 전술적인 플레이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위닝일레븐을, 축구 게임의 스피드와 액션을 느껴보고 싶은 게이머는 피파 시리즈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월드컵 경우 주관사인 국제축구연맹(FIFA)의 힘을 등에 업은 피파 시리즈가 단연 앞선다. 이번 남아공월드컵과 관련해서도 FIFA의 공식 라이선스를 획득한 '피파온라인 2'와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출시됐다. FIFIA와의 정식 계약을 통해 월드컵이라는 명칭을 유일하게 정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각 국가대표팀의 실제 유니폼, 선수들의 실명 등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는 '피파온라인 2'는 월드컵을 맞아 '월드컵 모드' 업데이트를 통해 월드컵의 열기와 감동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본선 32개국 대표팀을 포함해 예선전에 참여했던 전 세계 199개 국가대표팀을 모두 만날 수 있다. 또 최신 데이터를 적용한 FIFA 월드컵 로스터 업데이트를 통해 실제와 가장 가깝게 구현된 유명 축구 선수들의 향상된 플레이와 동작을 경험할 수 있다.

콘솔게임으로는 EA코리아가 월드컵을 기념해 출시한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눈길을 끈다. 예선에 참여한 199개국 및 공식 경기장 10개를 완벽하게 재현했으며 환상적인 모션플레이, 더욱 빨라진 경기속도를 통해 진화된 축구경기를 즐길 수 있다. 폭죽과 불꽃놀이, 깃발과 플래카드를 동반한 각국의 개성 있는 응원과 함성 또한 게임 속에 그대로 옮겨놔 현실감을 더했다. 이용자들은 온라인 모드를 통해 국가대표팀을 선택하고, 라이벌 국가를 선택한 이용자들과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지난해 말 선보인 코나미의 '위닝일레븐 2010'도 축구 게임에서만큼은 '둘째 가라면' 서럽다. 7종류의 새로운 페인트 모션, 전방향 드리블 기능, 그래픽 퀄리티도 대폭 상향됐다. 다만 최근 몇년 동안 코나미가 EA스포츠와의 대결에서 밀리는 바람에 게임 속 그래픽이나 사실성 등에서 뒤지는 느낌이 아쉬울 따름이다.

◆축구단 운영도 게임으로

최근 축구게임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르가 있다면 바로 '축구단 운영 시뮬레이션'이다. 이미 축구 게임계의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는 트렌드가 됐다.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풋볼매니저(Football Manager)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다. 일명 'FM'이라 불리는 이 게임은 해외에서는 '이혼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은 게임이고, 유럽 법정에서는 이 게임을 '이혼 사유'로 인정해줄 정도다. 한번 팬이 된 이후에는 다른 게임을 손에 잡기 어려울 정도의 중독성으로, 여타의 게임들과 비교를 거부한다는 폐인양성 게임 중 최고를 자랑하기 때문.

최근엔 온라인으로도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풋볼매니저 온라인'이 나올 예정이다. 걱정부터 앞선다. '게임하다 정신 차려보니 병원 응급실에 누워있더라'는 게임계 전설이 돼버린 한 게이머의 말이 점점 실감나게 될테니까.

국내 게임사들도 이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프로야구단 육성게임인 '프로야구 매니저'가 인기를 얻고 있어 축구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빛소프트가 개발하고 있는 'FC매니저'가 그 주인공. 게이머는 구단주나 감독의 시점에서 선수를 육성하고 트레이드하면서 구단을 키워나간다. 경기를 직접 조작하지는 않지만 게이머의 작전과 선수기용 등에 따라 승패가 나뉜다. 이 게임은 선수의 트레이드와 육성, 시합에서의 다양한 전략 및 전술 구성, 수많은 게이머가 참여할 수 있는 리그 시스템 등이 특징.

위메니드엔터테인먼트가 개발 중인 '판타지 풋볼 매니저'도 관심을 끈다. 판타지 게임이란 실제 선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가상 게임. 구단 육성과 관리뿐만 아니라 스포츠토토와 같은 베팅 등으로 차별화된 재미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도 축구를 한다

스포츠와는 별개일 것으로 생각되던 온라인 FPS(First-Person Shooter·1인칭 슈팅 게임) 게임이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와 결합, 게이머들은 물론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넥슨이 개발·서비스하는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과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고 레드덕이 개발한 '아바'가 축구 모드를 선보인 것.

이들 FPS 게임들이 최근 동시에 축구 모드를 선보인 데는 이유가 있다. '카스온라인'의 축구 모드는 다른 인기 모드인 좀비 모드와 마찬가지로 유저들의 요청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그동안 개발이 진행돼 왔고, 월드컵 시즌을 앞두고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겠다는 개발진의 판단에 의해서다.

'아바'도 얼마 전 축구 모드인 '스타디움'을 선보였다. '아바' 역시 호위 미션, 탈취 미션, AI 모드 등 이색 모드를 꾸준히 선보여온 FPS 게임이다. 이번 축구 모드 역시 새로운 시도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할 뿐 아니라, 월드컵이라는 전 국민적인 축제를 함께 즐기기 위해 기획됐다.

'카스온라인'의 축구 모드는 특정한 규정 없이 상대방의 공을 뺏기 위해 공격하거나 태클을 사용할 수 있으며 스태미나 게이지, 특수 슛, 게임 내 머니 확보를 통한 능력치 업그레이드 등을 통한 전략적 플레이를 제공한다.

반면 '아바'의 축구 모드는 플레이어가 축구공을 획득해 골대로 달려가는 방식과, 축구공 없이 게이머가 상대방 골대로 돌격하는 방식 2가지로 진행된다.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진행해 일정시간 동안 더 많은 점수를 낸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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